[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적색육류 속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다이어트 보조제로 사용되는 카르니틴 성분이 심장병의 주범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산을 에너지로 변하게 하는 카르니틴 성분은 육류에 풍부하게 들어있고, 에너지 음료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네이처 메디신 저널의 연구 결과를 인용,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조사팀이 인간과 쥐의 소화계통에 있는 특정 박테리아가 카르니틴을 TMAO라고 불리는 대사물질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TMAO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고, 혈관을 두껍게 만드는 물질이다.
이번 조사를 이끈 클리브랜드 클리닉 리너 연구소의 스텐리 헤이즌 세포분자의학 팀장은 2595명의 심장병 환자의 기록을 살펴보고, 잡식자와 완전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의 TMAO 수치와 카르니틴에 대해 실험했다.
그 결과, TMAO 수치가 높으면 혈액 속 카르니틴이 많이 포함됐고, 심장발작과 뇌졸중 등 심장질환의 가능성이 더 높았다.
많은 연구에서 육류 소비가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 대학의 공중위생학과가 지난해 보고한 연구결과를 보면 8만3000명의 간호사와 남자 교수 3만7000명을 상대로 추적 조사한 결과 1980년대 이후 육류 소비가 많을수록 사망 위험도 높았다. 하루 육류 소비량에서 추가로 하루 분을 더 섭취할 경우 사망 가능성은 13% 올라갔다.
새로운 연구 결과는 붉은살 육류가 기존의 생각 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하지만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연구 결과다. 예를 들면 저밀도콜레스테롤(LDN) 수치가 비슷한 두 환자 중 한 명만 심장질환에 걸리는 경우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백질 다이어트’의 위험성에 대해 발견했다. 헤이즌 박사는 장기간 육류를 섭취하는 다이어트가 소화계통에 TMAO를 생산하는 박테리아의 양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심장질환의 위험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8온스 상당의 스테이크와 카르니틴 보조제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박테리아와 TMAO 수치는 상당히 올라갔다. 하지만 완전 채식주의자의 경우 박테리아나 TMAO 변화가 없었다.
미 국립보건원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육류 섭취량에 따른 TMAO 증가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육류 섭취를 얼마나 절제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지 않았다.
다이어트 보조제로 사용되는 카르니틴은 미 식품약품부에 의해 일반적으로 안전한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에너지 수준을 높이고 집중 운동 이후 회복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주는 물질로 평가됐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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