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다우 지수 사상최고치 경신을 목전을 두고 뉴욕증시가 만만치 않은 변수를 만났다.
지난주 중요한 변수였던 이탈리아 총선과 미국 정치권의 시퀘스터 해법 협상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탈리아 정부 구성은 어려워졌고, 미국에서는 결국 시퀘스터가 발동됐다.
하지만 지난주 뉴욕증시는 올랐다. 주가는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이 떠오르는 한 주였다.
투자자들은 어차피 정치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을 계기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화된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정치 변수는 뉴욕증시 상승탄력을 저해할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주말 백악관 회동이 성과 없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이번주 초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처럼 정치적 변수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면 이번주 다우 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우 지수는 지난주 0.64%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0.25% 올라 3주만에 상승반전했다. S&P500 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서 0.17% 올랐다.
◆시퀘스터 충격 나타날까= 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 간 백악관 회동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끝났고 결국 시퀘스터가 발동됐다.
최악의 상황은 이미 발생했고 시퀘스터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 정치권은 여전히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회동 실패 후 주례 연설을 통해 시퀘스터의 고통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예산 삭감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시퀘스터를 해결할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난했다.
미 정치권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퀘스터가 장기화하면서 미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가 장기화될수록 충격은 커진다며 미 경제성장률이 최소 0.5%포인트 둔화되고 7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최소 0.5%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시퀘스터가 발동되도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지난주 뉴욕증시가 시퀘스터 충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퀘스터 해법 논쟁이 지속될 경우 2013회계연도 예산 처리도 이뤄지지 않아 연방정부가 폐쇄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13 회계연도 예산은 지난해 9월 6개월간(2102년10월1일부터 2013년3월27일)의 잠정예산안만 의결된 상황이다. 미 정치권이 시퀘스터 해법을 둘러싼 논쟁을 지속할 경우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연방정부가 아예 문을 닫을 수 있는 것이다. 연방정부 폐쇄를 막기 위해서는 오는 27일 이전에 예산안 의결이 반드시 돼야 한다.
◆美 2월 고용지표 발표=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는 2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 지수(5일) 1월 공장주문,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의 2월 고용지표(이상 6일) 1월 무역수지, 1월 소비자 신용(이상 7일)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1월 도매재고(이상 8일) 등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상무부가 8일 발표할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다. 월가는 2월 고용시장 상황이 1월과 비슷해 고용지표가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6만개 늘 것으로 예상된다. 1월 15만7000개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월 실업률도 1월과 마찬가지로 7.9%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하락하고, 1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월 무역적자 규모도 전월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주 경제지표는 증시에 큰 힘을 실어주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이번주 1월 무역수지(8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9일), 2월 고정자산 투자, 2월 산업생산, 2월 소매판매(10일) 등의 경제지표를 대거 발표할 예정이다.
◆伊 불안감 지속되나= 이탈리아 정치권의 연정 구성 논의 진행 여부도 이번주 뉴욕 증시를 흔들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다.
이탈리아 증시는 지난주 3.44%나 급락했다. 아직 이탈리아 증시 급락이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연정 구성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0.34%포인트 오르며 4.79%로 거래를 마쳤다.
아직까지 연정 구성 문제와 관련해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가운데 4~5일 이어질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탈리아 문제는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4일 유로존 재무장관회, 5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은 7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ECB가 추가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BOE는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도 5~6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