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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원샷인사·금리인하…갸우뚱 하던 이들도 곧 따라오던데요

시계아이콘02분 21초 소요

공중전화ATM-송해 광고 만든 용감한 뱅커 조준희 IBK기업은행장

기간제 계약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중소기업 대출금리 한자리로 낮추기도
컴퓨터 탑재한 불도저 '혁신의 아이콘'


[아시아초대석] 원샷인사·금리인하…갸우뚱 하던 이들도 곧 따라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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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대담=이의철 부국장 겸 금융부장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은 금융계의 '패스트 무버(fast mover)'다. 하는 일마다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취임하자마자 은행의 모든 인사를 하루 안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를 단행하더니, 2011년엔 특성화고 졸업자 채용을 선도했다. 은행권에 퍼지고 있는 '원샷 인사'와 '고졸 채용'을 그가 이끌었다. 올 들어선 중소기업 대출금리의 상한선을 한 자릿수로 낮췄다. 행장 취임 당시 17~18%였던 금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1월 1일자로 기간제 계약직 1132명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일괄 전환했다. 금융권은 기업은행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조 행장은 은행내에서 '컴퓨터를 탑재한 불도저'로 통한다. 결정하기까지는 신중하지만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해선 뒤 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인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다.

서울 을지로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조 행장을 만났다. 익숙한 미소로 기자를 반긴 조 행장은 "취임 당시 약속했던 것들을 다 지킬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이다.


조 행장은 특히 중소기업 대출을 한 자릿수로 낮춘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희로애락을 같이 겪어왔습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 친구 아니겠습니까."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춘 결단은 "은행은 비올 때 우산을 더 빌려주는 곳이어야 한다"는 조 행장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근 시행한 감면금리 체계에도 조 행장의 뿌듯함이 묻어있다. 통상 은행의 금리체계는 신용등급별 기준금리에 개별 대출자들의 리스크를 고려해 산정하는 가산금리체계다. 하지만 감면금리체계는 상한금리를 먼저 정한 뒤 고객별로 다양한 감면 사례를 표준화해 금리를 깎아주는 식이다. 발상의 전환이다.


"진정 소비자 관점에서 금리를 보자는 것이죠. 감면금리 체계는 현재의 금리 체계를 뒤집어서 만들어 놓은 겁니다.적어도 은행에서 인위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다는 오해는 안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질시가 힘들었다고 한다. 준비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원샷 인사는 인사담당 부행장 시절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다. 감면금리체계를 적용하는 데에도 꼬박 1년이 걸렸다. 자신이 직접 구성한 태스크포스(TF)팀과 함께 매일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주말에도 강행군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조 행장은 소문난 아이디어맨이다. 2008년 출시돼 히트 친 '서민섬김통장', 지난해 기업은행 광고를 국민 광고로 승격시킨 '송해 광고',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ATM기기 등이 모두 그의 아이디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자, "간절하게 고민하면 해결책이 나온다"는 답이 돌아왔다.


기간제 계약직을 무기계약직으로 바꾼 것도 그런 맥락이다.


"기간제 계약직들이 2년이 지나면 그만 둬야 하는 현실이 항상 부담이었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시한부 삶을 사는 것처럼 피를 말리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현실이 가슴 아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조치가 바로 행내 전 기간제 계약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이다. 계약직의 정년을 사실상 보장한 셈이다. 조 행장은 이같은 일련의 개혁조치들이 기업은행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목 조목 짚어가며 반박했다.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당장 들어가는 비용은 20억원 정도입니다. 이는 야간근무를 없애, 줄어드는 야식 비용만으로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무기계약직들이 할 수 있는 업무가 기존 5개에서 8개로 늘어나 실질적인 이득이 되는거죠."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1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그런데 대출금리를 낮춤으로써 발생한 기회손실이 3000억원이었다. 조 행장은 반문한다. "대출금리를 그대로 두었다면 이익이 3000억원 늘어났겠죠. 그렇다면 기업은행이 금리를 낮추지 않고 1조4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게 사회적으로 좋은 걸까요. 아니면 대출금리를 인하해주고 적정한 이익을 거두는 게 더 유의미한 걸까요."


올해 은행을 둘러싼 금융권의 경영환경은 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조 행장은 어떤 복안이 있을까. 조 행장은 올해의 상황을 "진검승부의 해"라고 정의한다. 은행들의 진짜 실력이 나오는 때라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진짜 실력이지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문득 집무실 한 켠에 걸려 있는 서예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생재유대도 신용득중부(生財有大道 信用得中孚)'라고 적힌 이 글귀는 '재산을 쌓을 수 있는 지름길은 신용을 얻는 것'이라는 뜻이다. 조 행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고(故)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걸어 놓은 현판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큰 길을 걸어야지 잔머리를 굴려서는 안 됩니다. 또 그렇게 해서 얻게 되는 것이 바로 신용입니다. 금융의 대도무문(大道無門)은 정도경영이고, 신뢰경영이란 뜻이겠죠."


조 행장은 스스로를 태종 이방원이라고 칭한다. 세종대왕의 치적이 있기 위해선 궂은 일을 했던 태종이 있어야 했고,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태종의 정지작업이 세종대왕 시대를 빚어낸 기초가 됐듯, 그의 혁신도 또 다른 열매를 맺을 것이다. 기업은행의 혁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리=조강욱 기자 jomarok@ 사진=윤동주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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