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증시에 투자자들의 걱정이 크다. 비록 짧은 연휴지만 장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는 동안 어떤 이슈가 장을 뒤흔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대금이 저조해 작은 이슈나 수급 움직임에도 크게 반응하는 지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려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8일 시장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증시 반등을 기대하며 '일단 보유'를 권했다.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는 이미 8부 능선을 넘어 점차 키 맞추기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다. IT, 금융, 음식료 및 중국소비 관련주들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해마다 이맘때면 명절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의 주식 비중에 대한 고민이 반복된다. 특히 글로벌 증시의 선전에도 부진한 국내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아울러 2월 위기론과 환율 변수 등 판단하기 어려운 변수가 산재해 있다는 점도 주식 비중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다.
설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주식 비중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비중 '유지'다. 물론 기존 변수들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지수 변동 가능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존 장세를 짓눌렀던 악재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에 따라 명절을 앞두고 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기존 비중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전망이다. 기존 IT를 비롯한 금융, 음식료와 중국소비 관련 종목, 그리고 셰일가스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는 지난달 이후 글로벌 증시 흐름에 역주행 중이다. 해외 증시의 상승에는 둔감한 반면 해외 증시 하락에는 민감한 모습을 나타내며 코스피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역주행)는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는 2010년 기준(리먼 사태 수준 회복) 연평균 2.2%포인트, 2009년 기준(금융 위기 해소 시작) 연평균 4.0%포인트 상대적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 들어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 시장(MSCI AC World Index)이 4.6%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는 3.0% 하락하며 글로벌 주식 시장내 최하위권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는 지난해 이후 본격화됐다.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시작된 지난해 이후 코스피는 절대적인 수치상으로는 4.3% 상승했지만 글로벌 주식 시장이 16.4%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는 12.1% 하락 중이다.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코스피에는 훈풍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이다.
코스피 역주행 심화의 가장 큰 원인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발생했던 쏠림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시가 총액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과 삼성전자의 오버슈팅 해소가 지난해 이후 코스피 상대적 약세의 원인이며 이미 8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1·4분기를 기점으로 코스피는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주 원·엔 환율 변동성이 다소 잠잠해지면서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이번 주 다시 부진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매수 관점의 접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 중이다.
현재 국내 증시와 글로벌 증시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영역이다. 이는 2000년 이후 발생확률 3.6%의 희귀한 케이스다.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은 주변 국가 및 시계열을 동시에 고려해봤을 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수준이다. 향후 정상적인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판단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요구수익률을 상회한다. CAPM 이라는 이론적인 툴을 사용해서 판단해 보면, 국내 증시의 기대수익률은 요구수익률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기대수익률이 요구수익률에 비해 낮은 경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국내 증시 상승을 통해 저평가 국면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매력적인 국내 증시 현황을 고려할 때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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