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강행을 예고한 3차 핵실험은 어떤 종류일까. 그동안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등 핵원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수소폭탄 전단계의 핵실험까지 거론된 상황이다. 수소폭탄 전단계의 핵실험은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을 일컫는 것으로 군당국에 의해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7일 군관계자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이 임박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원료를 갖고 실험을 할지는 실험 후에도 검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과 관련, "완전한 수소폭탄이라면 핵융합 폭탄을 의미하는데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완전한 수소폭탄에 이르기 전 단계의 위력이 증강된 탄의 단계가 있다고 한다"며 "그게 '부스티드 웨펀'(boosted fission weaponㆍ증폭핵분열탄)이라는 단계인데 그런부분을 시험할 가능성도 배제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유형과 관련, "몇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플루토늄으로 한다면 지금까지 두 차례 했기 때문에 성능이 개선된, 위력이 증강된 탄을 시험하고자 할 것이다. 고농축 우라늄탄으로 할 수도 있고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방안도 가능한 방안 중 하나로 추정하면서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능력에 대해서 처음 언급이 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지칭된 김명철 조미평화센터 소장은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북한이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이후 2010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12일자를 통해 수소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핵융합기술을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 반응장치가 설계제작되고 핵융합 반응관련 기초연구가 끝났다"며 "핵융합기술은 오늘 세계 과학계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시 신문은 핵융합을 선전하면서도 6하원칙에 의거된 증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북한의 수소폭탄 능력 가능성을 군당국도 부인했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도 당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수소폭탄능력에 대해 "기초적인 수준의 연구는 충분히 시작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3차 핵실험이 임박해지자 북한의 수소폭탄 가능성이 현실로 바뀌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플루토늄으로 할지, 우라늄으로 할지, 수소폭탄일지는 실험후에도 예측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군당국이 4일 공개한 사진에는 사지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내부 구조가 길이 1㎞ 내외의 수평갱도로 달팽이관 모양으로 이뤄졌다.
갱도에 설치된 1~10번까지 문 중 핵폭발 장치가 터지면 물질과 가스 등이 1~3번 문에서 대부분 차단된다. 두께 1m 내외의 강철과 콘크리트로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차단문은 미닫이 형태로 설치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핵폭발 잔해를 차단하고 폭발 당시 힘이 차단문에 급격하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격벽도 세 곳이나 설치됐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9일 이뤄진 1차 핵실험 때의 수평갱도는 직선으로 건설돼 방사능 등이 외부로 누출됐다. 하지만 2차 핵실험 때 갱도를 이처럼 견고하게 건설해 외부로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번 3차핵실험도 달팽이관 모양의 견고한 갱도가 만들어졌다면 방사능 노출이 안될 수도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구분하기란 힘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수소폭탄이전단계인 부스티드 웨펀 구분도 애매모호하다. 군당국은 현재 북한이 수소폭탄을 시험하기에는 아직 기술과 기반 시설 등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의장은 전날 부스티드 웨펀에 대해 "완전한 수소폭탄 전(前) 단계의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보다) 위력이 증강된 것"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이 폭탄은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배의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은 아니며, 위력이 강화된 원자폭탄이다.
수소폭탄의 경우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보다 더 강력한 지진파가 감지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북한이 많은 양의 핵실험을 해놓고 수소폭탄이라고 일방적인 발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고위관계자는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의 양을 늘릴경우 수소폭탄과 감지가 혼동될 우려도 있다"며 "단순 지진파 하나로 북한의 핵원료를 결론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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