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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웃는 기업들, 일본 올인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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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태 수입업협회장이 말하는 환율변동 대처법

"엔저에 웃는 기업들, 일본 올인은 금물" ▲이주태 한국수입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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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A금형업체는 원ㆍ엔 환율이 최근 20% 가까이 뚝 떨어진 탓에 울상이다. 일본 기업과 거래하며 결제대금으로 엔화를 받고 있는데 최근 3개월간 2억원의 손해를 본 것. 당기순이익의 10%에 달하는 금액이다. 엔저로 가격경쟁력도 잃어 일본 거래선 마저 잃을 처지다.
   
#부산에 위치한 일본산 부품 수입업체 B는 환율 급변으로 호재를 맞았다. 지난해 초 100엔당 1510원 들여 부품을 수입해왔는데 최근 환율이 100엔당 117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앉아서 3억원 가량을 벌었다. B업체 대표는 일본과의 거래를 확대해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일본 정부의 엔저(엔低) 기조로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비상이 걸린 반면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이나 일본산 부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반색하고 있다. 오히려 환차익으로 일본과 거래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태 한국수입업협회장은 30일 "상반기까지 엔저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수출업체들이 가시밭길을 걷는 기간 동안 수입업체들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단기 이익에 만족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이 회장은 "일본에 올인하지 말라"며 수입업체들의 콧노래도 곧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은 고정적인 게 아니라 언제나 움직이기 때문에 엔저현상도 곧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경험적 판단이 근거가 됐다. 이 회장이 환율변동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꼽은 것은 '거래선 확보'였다. 기존 시장에서 환 손실이 예상될 때 약세통화가 구축된 국가로 거래선을 전환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수입업체들이 엔저로 이득을 볼 때일수록 거래선을 다양하게 확보해 거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을 넘어 신흥시장인 동남아, 베트남 등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후 다가오는 환율 바람에 맥없이 쓰러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들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 사격'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저 바람을 타고 국내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지배력이 높아지면 결국 수ㆍ출입 업체 뿐만 아니라 소비자, 정부 등 모두 피해를 입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국내 경제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선 필요하다면 정부의 환율 개입도 시행돼야 한다"며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시장 환율을 조정할 때 기축통화인 달러 외에 엔화의 가중치를 높여 환율에 반영하는 등 환율 결정요인을 다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시장을 왜곡시켜 혼란만 더욱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회장처럼 강경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환율 변동폭을 줄이고 적정 수준의 환율을 지키는 등 '속도 조절'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엔저 현상으로 국내 수ㆍ출입기업 모두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개입이 엔저 현상으로 인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에서는 환율 변동 속도나 폭을 조절해주는 한편 기업 스스로도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세워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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