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라 ]
지역업체 원가판매시위 “300원짜리 숯 15만원에 팔기도”
효령영농조합법인, 외부물품반입 금지 조례 악용해 횡포
한 유골함 업체가 광주 영락공원 내 비품을 관리하는 법인이 외부물품반입을 금지한 조례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광주지역 D 유골함 업체 김모 씨는 29일 오전 광주 영락공원 내 화장터 앞에서 유골함을 쌓아놓고 유골함을 원가에 판매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아이보리 자개함 20만원 ▲보석함 15만원 ▲송학 13만원 ▲야생화 12만원 ▲운학조각 10만원 ▲황토난 5만원 등 6종류의 유골함을 팔았다.
이는 유골함, 비석, 명패 등 영락공원 내 비품 관리권을 전담한 효령영농조합법인이 파는 유골함 판매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김씨는 “송학과 운학조각은 효령영농조합법인이 팔고 있는 제품과 똑같은 것이지만 가격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법인은 10만원짜리를 26만원에 파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효령영농조합법인이 ‘법인이 운영하는 부대시설에 한해 외부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례를 악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2010년 조례를 개정해 2011년1월1일부터 효령영농조합이 선정한 유골함, 명패 등을 제외한 물품의 반입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효령영농조합법인은 영락공원내 안내문과 장례식장 등에 제공되는 홍보물을 통해 ‘광주 영락공원 추모관에 봉안을 원하시는 유가족은 효령영농조합법인에서 제공하는 봉안함(유골함)과 명패를 사용해야 봉안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효령영농조합법인은 20만-30만원짜리 유골함을 하루 평균 15-20개씩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부물품 반입을 금지하는 곳은 전국에서 광주시 뿐”이라며 “대구나 세종시 등 도시공사에서 관리하는 곳은 납품가액의 30%정도만 이득을 취하도록 돼 있는데 광주는 그런 기준도 없이 2배에서, (과거에는) 3배까지도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법인은 특허 받지 않은 유골함을 특허 받았다고 팔고 있으며 2011년에는 유골함 구입 시 서비스로 주는 원가 300원짜리 숯을 15만원에 팔기도 했다”면서 “유골함 납품과 관련해 조합 운영자들이 저지른 비리와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도시공사 관계자가 개입된 정황도 수없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억울한 마음에 광주시를 상대로 조례개정안 취소에 대한 행정소송도 제기했지만 조례의 경우 구속력이나 강제성이 없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고, 제소기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 각하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광주시와 효령영농조합법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할 때까지 이같은 시위는 매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효령영농조합법인 측은 “입찰에서 떨어진 업체가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며 “광주시와 협의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효령영농조합법인은 2000년 영락공원 개장 당시 ‘혐오·기피 시설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유치했다’는 명분으로 주어진 장사시설부대품목 공급·관리 권한을 이행하기 위해 신촌·종방·우복·하동 마을 등 북구 효령동 4개 자연부락 마을주민들이 만든 법인이다.
김보라 기자 bora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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