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건설산업연구원장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세계적 맛집을 소개하는 '미슐랭가이드'는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에서 만든 것이다. 맛집을 찾아 차를 몰고 가는 사이 타이어가 닳으면 결국 더 많은 타이어를 팔 수 있다는 계산이 들어있다."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위기에 빠진 건설업계가 '미슐랭가이드'와 같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 잡지 '미슐랭가이드'를 타이어 회사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은 뜻밖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건설사들도 기존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어 회사가 음식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 사례를 벤치마킹하라는 얘기다. 또 금융, 조선, IT, BT 등 성장성이 풍부한 타 산업과의 융복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재해예방시설, 신재생에너지, 수처리 등 기후변화에 대비한 녹색건설과 비용절감을 위한 모듈화 등 건식공법 개발, 기업형 임대관리전문회사 등 다른 유관분야 진출도 충분히 유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건설산업이야말로 지난 세기 국가경제 성장의 진정한 견인차였다"며 "녹색건설 등 신성장동력 발굴, 침체된 주택시장의 조속한 정상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면 건설시장은 틀림없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성장 동력과 신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건설사만으로 할 수 없고 현 정부에서 대통령과 장관 등이 수주외교를 펼친 것처럼 민관의 역할분담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글로벌 시장 개척 지원을 위해서는 "공적개발원조, 금융 및 세제 혜택 등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차기정부의 역할이 중차대할 것이라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굳이 예산을 확보해 새로운 사업을 벌이지 않더라도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것부터 눈여겨봐달라고 덧붙였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