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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 대선캠프, '김칫국' '돌다리' 경계령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김칫국이 미역국 됩니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부정 탈라. 김칫국 마시지 말고, 돌다리도 두들겨보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12일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의 분위기는 이렇게 요약된다.


한쪽에서는 벌써 대선 이후 논공행상을 화제에 올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상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또 불법 대선자금 수수 등 어디에서 터질 지 모르는 '사고'를 우려해 캠프 내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朴ㆍ文 "그런 얘기 한 번 더 꺼내면…" = 박근혜 후보는 캠프 내에서 친박(親박근혜)계로 분류되는 A의원을 최근 호되게 질책했다고 한다.

그가 사석에서 '○○○가 인수위 그림 그리고 있다더라'는 등의 말을 수 차례 했다는 얘기가 박 후보 귀에 들어간 것이다.


박 후보는 그에게 직접 전화해서 '벌써부터 그런 말씀을 하고 다니시면 어떻게 끝까지 같이 일을 하겠느냐'는 취지로 경고의 메시지를 줬다는 후문이다.


A의원이 언급한 인사는 박 후보의 측근으로 여겨지는 중진의 B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B의원을 포함한 박 후보의 측근그룹 두 세 명을 둘러싸고 견제와 암투의 목소리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캠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한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그룹을 거론하며 "친박 측근 중심에 영남 누구누구, 친이(親이명박)계 누구누구 하는 식으로 자기들끼리 밑그림을 그린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측근그룹이라는 사람들 중에 최소한 한 두 사람은 폭탄"이라며 "의혹이 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후보 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에는 친노 핵심이자 문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원외인사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인수위의 비선 비서조직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말이 캠프 내에서 돌기도 했다.


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직전 캠프 내 단장급 내지는 팀장급 인사들을 통해 '인수위 운운하지 말라, 함부로 말을 하고 다니거나 구설에 오르는 사람부터 배제될 것'이라는 취지의 강력한 메시지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경우 최근 비공개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에게 2~3%포인트 차이로 뒤지는 결과가 나와 내부기강 단속에 더욱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판은 오이밭?…"신발끈 고쳐매지 말라" = 문 후보 캠프의 한 팀장급 인사는 최근 "후보가 캠프 중진들과 회의하거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로 인해서 사법처리 되는 사람이 한 명도 나와선 안 된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고 전했다.


캠프 인사들은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특유의 결벽증'이라고 농담처럼 말하면서도 처신에 각별히 주의하는 눈치다.


그는 또 "대선이 임박해오면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로 대기업 대관담당자들 중심으로 만나자는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며 "'합법적인 후원금이니까 받아서 절차 밟으시고 쓰시라'며 봉투를 건네는 사람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정치후원금이나 대선 비용 모금 방법이 있으니까 그 방법으로 도와달라'고 말하며 거절한다"고 설명했다.


손님과는 주로 점심시간에, 식당의 북적이는 '홀'에서 식사를 한 뒤 가급적 직접 계산을 하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방법 중 하나라고 그는 귀띔했다.


정책라인의 핵심으로 통하는 새누리당의 C의원은 "요즘이야 계속 밖으로 도니까 누가 만나쟤도 만날 수가 없지만 대선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는 방으로 수도 없이 찾아온다. 주로 기업 사람들"이라며 "'당의 누구누구와 저희 회사 누구누구의 만남을 좀 주선해달라'는 요청도 흔하다"고 말했다.


요사이 국회 의원회관 안내데스크에서는 기업의 로고가 찍힌 종이가방 여러개에 짐을 가득 담아 양 손에 든 사람이 의원실의 위치를 묻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C의원은 "회관에 있는데 불쑥 찾아오면 딱히 일이 없어도 바쁜 티를 내면서 본청으로 넘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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