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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기보배로 본 한국 여자 양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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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기보배로 본 한국 여자 양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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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배는 이름 그대로 한국 스포츠의 보배다. 그런 그가 올해 최고의 여자 운동선수로 뽑혔다.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빛나는 기보배는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MBN 여성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여성스포츠대상은 매달 선정한 최우수선수 가운데 한국 여성 스포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가장 도움이 된 선수에게 돌아간다. 기보배가 올해 여성 운동선수 가운데 왕중왕인 셈이다. 기보배의 활약에 힘입어 양궁은 올 한 해 최고의 여성 종목이 됐다.

여성이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들은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우리나라가 종합 5위(금 13 은 8 동 7)를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우리나라가 종합 5위(금 6 은 6 동 2)에 오르는 데 한몫을 했다.


하계 올림픽의 경우 1948년 런던 대회 때 유일한 여자 선수로 출전해 육상 원반던지기에서 21명의 선수 가운데 18위를 한 박봉식 이후 64년 만에 거둔 놀라운 성과다. 동계 올림픽의 경우는 1960년 스퀘어밸리(미국) 대회 때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김경회와 한혜자가 출전해 20위권 밖의 성적을 올린 지 반세기 만에 올린 놀라운 결과다.

여러 종목 가운데 특히 양궁이 각종 국제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놀랍기만 하다.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유로 미국과 그를 따르는 많은 나라들이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올림픽 메달을 노리던 많은 종목 선수들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그해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예선 2조에서 말레이시아에 예선에서 0-3, 결승에서 1-2로 져 본선 출전권을 놓친 축구는 한국이 대회 출전을 결정했어도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오를 수 없었다. 그러나 북미·아프리카·아시아 대륙에 걸려 있는 단 한 장의 본선 티켓을 거머쥔 여자 핸드볼은 땅을 칠 노릇이었다. 윤병순, 김옥화 등 모스크바에 가지 못했던 여러 선수가 다음 대회인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첫 메달의 기회를 놓친 건 두고두고 아쉽다.


유도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63kg급에서 장은경(작고)이 금메달 일보 직전까지 가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실제로 모스크바 올림픽 이듬해인 1981년 마스트리히트(네덜란드) 대회 71kg급에서 박종학은 한국 유도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다. 그런 가운데 김관현(95kg급), 하형주(95kg이상급) 등은 국가대표로 뽑히고도 올림픽 매트에 서 보지 못했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스포츠팬들의 관심에선 벗어나 있었지만 또 하나의 메달 유망 종목이 출전 기회를 놓쳤다. 양궁이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기보배로 본 한국 여자 양궁의 힘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1979년 7월 19일 아침 신문을 펼쳐 든 스포츠팬들은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한국이 이런 종목에서도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가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기사는 김진호가 독일 서베를린에서 벌어진 제30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30m·50m·60m·70m 그리고 단체전 등 전관왕을 차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모스크바 올림픽 을 1년여 앞뒀을 때였다. 유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는 신데렐라처럼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스포츠팬들에게 양궁이란 종목은 낯설었다. 그럴 만도 했다. 양궁은 근대올림픽 초기인 1900년과 1904년, 1920년 대회 등에서 몇 차례 치러진 적이 있었지만 이후 오랜 기간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된 건 1972년 뮌헨 대회 때부터였다. 그 무렵 세계 양궁계는 유럽과 미국이 이끌고 있었다. 김진호 이전에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우승자는 폴란드, 영국, 스웨덴, 소련, 핀란드 등 유럽과 미국 선수들 판이었다.

양궁이 전국체육대회 정식 종목이 된 건 1968년 서울 대회 때부터다. 그리고 불과 10년 뒤인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김진호가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쐈다. 김진호는 이듬해 세계선수권자가 됐고 1983년 제32회 대회(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후 김수녕(1989년·1991년), 김효정(1993년), 김두리(1997년), 이은경(1999년), 박성현(2001년), 윤미진(2003년), 이성진(2005년), 주현정(2009년)이 잇따라 세계 최고 여궁사가 됐다. 지난해까지 44차례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한국은 11차례나 우승해 미국(8), 영국(6)을 따돌리고 여자 양궁 세계 최강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기보배는 지난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제46회 대회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혼성경기에 임동현과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인 양궁 세계선수권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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