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독일의 주요 연구소들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킬 세계경제연구소와 할레연구소 등 현지 민간 연구소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그리스의 재정위기 극복이 요원하다"며 "추가 헤어컷(채권 원금 삭감)이 필요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소들은 그리스의 추가 채무 조정이 이뤄질 경우 민간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채권단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올해 초 1000억유로(약 144조210억원)의 그리스 채무 삭감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등 유로존 재무장관들 역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과 채무 조정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유로존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없다는 것은 독일과 유럽 경제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는 당초 예상치인 0.9%가 아닌 0.8%로 내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은 2%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2.1%를 유지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예상치가 유로존 경제의 안정이라는 전제 아래 산출된 것이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경기 하방 리스크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유로존 위기가 심화할 경우 독일은 매우 심각한 경기침체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들은 현재 시행 중인 유로존 위기 대책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 프로그램은 유로존 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ECB가 개별 국가들에 제공하는 과도한 금융 지원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며 "물가안정이라는 통화동맹의 주요 목표가 송두리째 흔들릴 경우 ECB의 신용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채 매입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며 재정위기국이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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