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윤석 의원, 인천공항 면세점 대기업 '품목독점' 지적
[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인천국제공항 내 롯데ㆍ신라 면세점의 특정 품목 독점 판매권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국회 국토해양위 이윤석 의원(민주통합당)은 15일 인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인천공항 2기 면세사업 기간(2008년 3월~2013년2월) 동안 롯데와 신라 면세점이 매출액 상위 4개 품목을 '독점' 판매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롯데는 술과 담배에 대한 '배타적' 판매권을 갖고 있고 매출액이 가장 많은 화장품ㆍ향수는 롯데와 신라 두 곳만 팔고 있다. 2008년 3월 2기 사업자 선정 시 과당경쟁을 막자는 취지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설정한 품목 구분이다.
4개 품목은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에도 매출액 상위 5위 안에 들 만큼 인기가 높다. 이 기간 향수를 포함한 화장품류는 6억1800만 달러 어치가 팔려 매출 1위, 담배는 1억300만 달러로 4위, 주류는 9800만 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면세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는 4개 품목을 뺀 나머지 품목만 취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때문에 막대한 매출액 감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관광공사가 4개 품목을 취급했던 면세사업 1기(2001~2007년) 중 2004~2007년과 2기인 2008~2011년의 4개년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누적수익 기준 980억원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롯데와 신라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면세사업 2기가 시작될 당시 롯데ㆍ신라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57%였으나 4년이 지난 현재 점유율은 80%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 같은 대기업의 판매권 독점으로 "면세사업에서 거둬진 이익의 공공부문 재투자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면세점 수익으로 그동안 제주 중문관광단지와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는 등 여러 공공사업을 추진해왔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런 공공사업을 더 이상 하기 힘들어질 뿐더러 내년 2월이면 정부의 예고대로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이 문을 닫는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2008년 2기 면세사업자 국제입찰 당시 입찰가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매출이 많은 품목을 구분해 입찰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아울러 취급 품목을 제한을 통해 전문화와 서비스 질 향상이 가능하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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