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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어공' 현상…일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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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개월 남기고 추가채용 애매…정원 9명중 4명만 남은곳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계절은 이제 갓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청와대는 벌써 겨울이다."


최근 아시아경제 기자와 만난 청와대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임기를 4개월 여 남겨 둔 정권 교체 시기를 맞아 소위 '어공'들의 이탈로 청와대의 분위기는 이미 겨울처럼 썰렁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어공'이란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는 정무직 공무원들을 '어쩌다 보니 공무원이 된 사람들'로 지칭하며 만든 신조어다. 이 전 대변인은 또 임기가 없는 직업 공무원들을 '늘공'(늘 공무원인 사람들)으로 표현한 바 있다.

'어공'들은 이미 임기 4년 차인 지난해부터 슬슬 정부 산하 기관ㆍ공기업ㆍ정치권 등 나갈 곳을 찾아 하나 둘 씩 청와대를 떠나기 시작했다. 약 500여 명의 청와대 직원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어공들 중 이미 외부의 자리를 찾아 나갈 사람은 다 나갔다. 이젠 늘공, 즉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이나 직업 공무원, 별정직 행정관들이 주로 청와대를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남아 있는 청와대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청와대의 한 부서는 최근 선임행정관을 비롯한 '어공'들이 줄줄이 퇴직하는 바람에 9명 정원에 4명이 근무 중이다. 당연히 업무 부하가 늘어나 직원들이 힘겨워 하고 있다. 정권 초 같았으면 즉시 사람을 뽑았을 테고 서로 청와대에서 일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경쟁률도 셌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서는 추가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고 현재의 인원을 유지할 생각이다. 임기가 얼마 안 남아 사람을 알아 봐도 일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 설사 뽑더라도 남은 시간은 일을 배우기에도 모자라다. 차라리 팀워크가 맞는 현재의 직원들이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참는 게 낫다는 판단에 정원을 채우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많은 인력들이 대선 캠프나 정부 산하 기관 등으로 이직하는 바람에 상당수의 부서들이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업무를 보고 있다"며 "힘들지만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생각으로 각자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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