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조사결과…중소기업의 경우 절반만 남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심각한 청년실업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직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신입사원 합격자 100명 중 1년 뒤에도 회사에 남아 있는 인원은 70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신입사원 합격자의 절반 가량이 1년 안에 회사를 떠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전국 39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신입·경력사원 채용실태 특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3.6%에 달했다. 입사시험에 합격한 뒤 입사 자체를 포기하는 비율도 7.6%에 달했다. 신입사원 채용시험 합격자 100명 중 1년 뒤에도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는 70.6명에 불과한 것이다.
대졸 신입사원의 입사 포기 및 조기 퇴직 현상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입사포기율 6.2%, 1년 내 퇴사율은 8.6%였던 데 비해 중소기업의 입사포기율은 25.1%, 1년 내 퇴사율도 30.6%에 달했다. 대졸신입 합격자 100명 중 1년 뒤 중소기업에 남아있는 인원은 52명에 불과한 셈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인력누수 현상이 대기업의 3.4배에 달했다.
신입사원 조기 퇴사의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들은 '조직 및 직무 적응 실패'(43.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23.4%)과 '근무지역 및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14.2%), '공무원 및 공기업 취업 준비'(12.4%), '진학 및 유학'(6.4%) 등 순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경우 급여·복리후생과 근무지역·환경 불만 비율이 15.7%, 공무원·공기업 취업 준비와 진학·유학 비율은 40.6%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은 급여 및 근무환경 불만 비율이 46.7%로 높았고 공무원 준비 및 진학 등은 9.7%에 그쳤다.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업무수행 만족도에 대해서는 90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기업과 70점 미만의 낮은 만족도를 보이는 기업의 비중이 동시에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업무수행 만족도 90점 이상의 기업 비중이 9.0%로 2년 전에 비해 4.0%포인트 늘었지만 70점 미만의 기업도 19.1%로 2년 전 대비 8.5%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대기업에 우수인재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입사원 업무수행 만족도가 80점 이상인 비율이 대기업에서는 2년 전에 비해 17.8%포인트 오른 48.1%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9.9%포인트 감소한 42.3%를 나타냈다. 업무수행 만족도 70점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대기업 7.4%, 중소기업 23.6%로 큰 차이를 보였다.
대졸 신입사원에 대해 기업이 느끼는 불만도 대기업의 경우 '학교 교육이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52.6%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중소기업은 '신입사원의 근무태도와 일에 대한 열정 부족'(45.8%)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임금이 업무능력으로 평가한 적정 임금보다 평균 10.6% 더 높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년 전 조사 결과 13.2%보다는 2.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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