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기업 견제위한 구색 갖췄지만, 현실은 '글쎄'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현황 공개

총수일가 이사등재 9.2% 불과
삼성 등 8곳 총수 등재 없어
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된 안건은 5000건 중 13건
소액주주 의결권 행사도 3차례에 그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그룹에는 총 78개의 계열사와 354명의 등기이사가 있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가족과 친족 중 등기이사로 등재된 사람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1명이 유일하다. 이럴 경우 총수집단이 경영권을 행사했더라도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이 힘들어진다.

국내 대기업들이 경영자의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견제하기 위한 외형적 구실을 갖췄지만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중이 낮아 실질적인 견제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의 독단적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사외이사들의 견제활동도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 총수 일가 이사등재 회피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46개 대기업집단의 전체 등기이사 5844명 중 총수일가는 535명으로 전체의 9.2%에 그쳤다.

지난해 8.5%보다는 0.7%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신규로 분석대상에 포함된 대기업의 이사등재비율이 기존 집단보다 높은데 따른 것이다. 기존 집단만 놓고 보면 이사등재비율은 전년에 비해 오히려 0.3%포인트 감소했다.


삼성과 현대중공업, 두산, LS, 신세계, 대림, 미래에셋, 태광 등 8곳은 총수가 등기이사를 단 한 곳도 맡지 않았다. 특히 삼성은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중이 0.28%로 43개 대기업 중 가장 낮았다. 삼성에 이어 미래에셋이 78명의 등기이사 가운데 총수일가가 1명(1.28%)으로 두 번째로 등기이사 비중이 낮았다. LG(1.48%), 동부(1.91%)도 2%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반면 부영그룹은 55명의 등기이사 중 총수일가가 17명으로 총수일가의 등기이사 비중이 30.91%로 가장 높았다. 10대 그룹에서는 한진이 16.43%로 가장 높았고 이어 GS(16%), 롯데(12.92%), 두산(11.57%)이 평균치 9.15%를 크게 웃돌았다.


공정위는 "전반적으로 총수의 이사등재비율이 낮다"며 "총수가 이사로 등재되지 않을 경우, 경영손실에 대해 주주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 수 없게 되고 총수는 사익을 위해 경영권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비중 늘면 뭐하나···부결 안건 비중은 0.63%
총수일가의 독단적인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외이사들의 활동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총수있는 대기업의 사외이사 수는 702명으로 전체의 48.3%를 차지했다.


사외이사란 회사에 상근하지 않고 이사회의 의사결정에만 관여하는 이사를 말하며 1998년 이후 외환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가 지목되면서 도입됐다.


그러나 사외이사의 기업 내 실질 영향력 행사는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1년간 대기업 283개 상장 계열사의 이사회 안건 5692건 중 사외이사의 반대로 부결된 안건은 13건(0.23%)에 불과했다. 거액 연봉만 받고 사실상 견제장치로서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내부견제장치들의 도입수준은 지난해 보다 개선됐으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여전히 불명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를 심사하고 승인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전체 238개 상장사 중 32개사가 설치했다. 전년보다 9개사가 늘었지만 비중은 13.4%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 283개 상장사 중 93%에 달하는 222개사에서 이사회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된 것으로 분석됐다.


◆소액주주 의결권 강화장치는 여전히 '미흡'
대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소액주주 의결권 강화장치 도입은 여전히 저조했다.


소액주주가 이사 선출 시 특정 후보에게 집중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14개사로 지난해보다 4곳 늘어났다. 그러나 실제로 행사된 경우는 없었다.


서면투표제는 오히려 1개사가 감소했고 전자투표제는 지난해에 이어 단 한곳도 도입하지 않았다. 이에 최근 1년간 소수 주주권은 단 3차례만 행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김성삼 기업집단과장은 "사외이사 비중,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증가 등 총수일가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 수준은 높아졌다"면서도 "이들이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적절히 제어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다수 회사에서 이사회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이 같은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자율개선 압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