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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영국 대표은행 살릴 'MR.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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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영국의 대표 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 최고경영자(CEO)로 앤서니 젠킨스(51ㆍ사진)를 선임했다.


영국 중대범죄수사국(SFO)이 은행들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뒤 영국 금융가에서 '미스터 나이스'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젠킨스가 바클레이스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 조작 후폭풍으로 전임 보브 다이아몬드가 스캔들에 대해 책임지고 지난 7월 사임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 없었다. 미국 출신의 투자은행가 다이아몬드가 바클레이스를 책임진 동안 바클레이스의 명성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바클레이스가 지난 달 초순 영국 중앙은행(BOE) 출신의 데이비드 워커를 회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젠킨스를 서둘러 CEO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다는 뜻이다. 흐트러진 조직을 정비하고 새로운 미래에 대해 설계할 CEO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바클레이스의 마커스 아기우스 전 회장은 "젠킨스가 바클레이스카드와 상업은행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보였기에 CEO로 발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킨스는 옥스퍼드 대학 졸업 후인 1983년 바클레이스에 들어가 소매ㆍ법인 영업부문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다이아몬드와 달리 바클레이스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게다가 투자은행과 큰 연관이 없다.


젠킨스는 시티그룹에서 신용카드 업무를 익힌 뒤 2006년 바클레이스로 돌아와 신용카드 부문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어 바클레이스 미국 법인 대표에 이어 2009년부터 소매은행 부문을 총괄했다. 이제 그가 바클레이스 CEO를 맡게 됐지만 앞에 놓인 난제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젠킨스는 자기의 30년 이력에서 "바클레이스를 이끌게 된 게 가장 큰 일"이라면서도 "바클레이스가 최근 거듭된 큰 실수로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고 인정했다.


젠킨스는 투자은행 아닌 소매은행 전문가다. 바클레이스 내에 나름대로 기반도 있는 그는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젠킨스는 사업 성향에서 취임 초부터 전임자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업 중심이 투자은행에서 상업은행으로 옮겨지는 게 감지된다. 그는 "바클레이스의 투자은행 부문에 매우 우수한 인력이 포진해 있다"면서도 "규제 압력을 감안해 투자은행의 앞날에 대해 전략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보 조작 스캔들로 추락한 바클레이스의 위상을 회복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은행의 수익성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가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13%에서 하향 조정해 최소 11%로 잡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은행 업무에서 해마다 엄청난 이익을 낸 바클레이스가 ROE 목표치를 낮췄다는 것은 은행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젠킨스는 내년 일찍 바클레이스의 체질 개혁 프로그램을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바클레이스가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 적어도 3~5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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