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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서민이자 낮춰줘도 은행 돈 벌 수 있다..고객 숫자 확 느니까

시계아이콘02분 35초 소요

김종준 하나은행장

10%대도 높은 금리
리스크만 관리하면 문제없어
제 2금융권과 박자 잘 맞추면
서로금리 낮추는 선순환 될 수도

[아시아초대석]서민이자 낮춰줘도 은행 돈 벌 수 있다..고객 숫자 확 느니까 ▲김종준 하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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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의철 부국장겸 금융부장

하나은행 사람들은 그를 '후덕(厚德)'한 사람이라고 한다. 또 포근하고 섬세한 사람이라고도 한다.


하나금융그룹 내에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용장(勇將)'으로, 그는 '덕장(德將)'으로 비유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한 평가다.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일화는 지금도 그룹 내에서 회자된다. 당시 그는 하나캐피탈 직원 200여명을 팀별로 나눠 집으로 초대했다. 매번 가락시장에서 직접 회를 떠 왔다고 한다. 손수 장을 봐 2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줬다는 것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행장실에서 마주 앉았다. 그에 대한 하나은행 사람들의 평가는 과장이 아니었다.


그에게 가장 먼저 정부의 서민금융정책에 대해 물었다. 최근 은행권의 화두인 서민금융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궁금했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서민금융 정책에 대해 은행 입장에선 나름 불만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서였지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요즘은 다들 어려운 시기"라며 "은행 수익성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여건이 나은 은행이 사회적으로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했다. 서로 나눠 이 위기를 넘어갈 수만 있다면 좋은 것 아니겠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김 행장은 "누군가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절한 컨설팅만 해 주면 서민들은 현재 빚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 부분을 은행권이 감당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은행이 서민금융 금리를 최대 9%까지 낮춘 것처럼, 금융권이 적당한 방식만 제시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32%인 금리를 10% 내외로 낮출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은행 또한 서민대출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선 10%대 대출은 일반 대출 상품보다 높은 금리라는 것이다. 리스크만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서민금융 상품은 은행의 고객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는 게 김 행장의 생각이다.


김 행장은 "그간 은행들은 고금리 대출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부담스러워 국내 2금융시장을 눈여겨보면서도 못 했다"며 "그동안 외국계 은행들은 서민들을 위한 중금리, 고금리 대출을 내놓고 이익을 많이 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이 서민금융시장에 뛰어들어 2금융권 시장을 뺏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2금융권의 금리를 낮추는 선순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모든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빚을 갚겠다"는 고객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기가 감당 가능한 범위보다 많은 소비를 추구하는 사회풍토도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김 행장이 서민 금융에 적극적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고객의 가치를 올려주는 행원이 돼야 한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다.


김 행장은 평소 틈날 때마다 1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진정성'을 강조한다. 뱅커로서 가장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 중 기자에게 불쑥 "친구가 찾아와 보험에 가입해 달라고 요청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라고 물었다. 기자가 빙그레 웃자 그는 "일단 귀찮다는 생각이 드시죠? 왜 그럴까요? 고객이 필요 없는 상품을 판매한다는 생각 때문이죠"라고 답을 대신했다. "반대로 고객에게 가치있는 물건을 팔면 고객이 고마워합니다. 금융상품도 그래야 한다는 거죠"


그는 은행원이 고객에 대해 연구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애국 기업이고, 손실을 내는 기업은 나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익이 나야 배당도 할 수 있고, 사회공헌활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 또한 이익이 나야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김 행장의 확고한 기업관이다.


김 행장이 만들고 싶은 은행은 명확하다. 주주에게 만족을 주는 은행,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은행,직원이 다니고 싶은 은행,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은행 이다. 네가지 은행은 표현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은행이다. 이같은 은행의 기본 전제는 이익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손익부문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그러나 그는 몇몇 특이요인 때문일 뿐, 뜯어보면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저원가성 예금, 적립식 예금 고객 기반에서는 괜찮은 수익을 냈다는 것.


하반기에도 하나은행은 꾸준히 고객 수 확대와 핵심예금을 늘리는 등 캠페인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 행장은 "물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 가능성, 대내외 경제 여건에 따른 리스크 때문에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상반기와 같은 흐름을 이어나갈 경우 손익과 영업기반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그가 행장으로 취임한지도 어느덧 6개월이다. 소회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김 행장은 웃으며 "거처가 불안정하다"고 농담을 던졌다.


취임 이후 전국 지점을 돌다보니 벌써 5개월이 훌쩍 지났다는 것이다.


얼마 전 그는 1박2일 일정으로 경주에 다녀왔다. 하나은행 관리자 860여명을 대상으로 경주에서 리더십 캠프를 실시하고 있는데, 본인도 참여한 것이다.


수학여행 이후 자세히 경주에 대해 설명을 들은 것은 처음이라는 김 행장은 특히 그 시대 리더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삼국시대 중 신라가 가장 약했지만 결국 그 나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15년 글로벌 톱 50'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라의 삼국 통일처럼,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그룹이 가장 먼저 '글로벌 톱 50' 자리에 오를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정리=김은별 기자 silverstar@
사진=정재훈 기자 roze@




김은별 기자 silversta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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