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급증한 곳도 있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펀드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몰아주기' 행태를 막기 위해 시행한 간접규제안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우대행위를 불건전영업행위로 규정하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시행했지만 7월말 기준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펀드 비중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난 곳도 있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말 기준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이 50%를 넘는 14개 펀드판매사 중 계열 운용사 펀드 비중이 한 달 전인 6월말과 비교해 1% 이상 변화한 판매사는 3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세 곳 중 계열사 펀드 비중이 줄어든 판매사는 미래에셋증권(79.01% -> 77.71%) 한 곳 뿐이었고, 나머지 두 곳인 산업은행과 NH농협선물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3~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접규제안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규제안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새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이 급증한 판매사도 있었다. 6월말 기준 17.9%에 불과했던 신한금융투자의 신한BNP파리바운용 펀드 판매 비중은 7월말 기준 27.01%로 뛰었다. 한 달 만에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계열사 펀드 비중이 9%이상 급증한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10일 개정한 금투업 규정을 통해 판매사가 투자자에 계열 운용사 펀드를 추천할 때 꼭 계열사 펀드임을 고지하고, 비계열사 펀드를 함께 추천하도록 하는 등의 간접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는 현재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금융당국 및 업계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펀드시장 전반에 걸친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이미 이 TF에서 판매채널 선진화 및 계열사 몰아주기 대응방안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7월말 기준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화재로 삼성운용 펀드 비중이 96.19%에 달했으며 미래에셋생명의 미래에셋운용 펀드 판매 비중도 92.56%에 달했다. PCA생명보험과 삼성생명보험의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도 각각 84.35%, 73.02%를 기록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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