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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에 한숨만" 백화점·마트 등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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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0.4% 시대…현장경기 긴급 점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조목인 기자, 주상돈 기자] 한국경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소비는 둔화되고 설비투자는 대폭 줄고 있다.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쳐 전분기의 반토막 수준에 그쳤다.


특히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실물 경제 차원에서의 깊은 침체가 우려된다. 국내에선 가계 부채, 부동산경기 침체 악재가 수그러들지 않고, 유로존 리스크와 같은 해외 악재도 불거진다. 경제전문가들은 '상저하저(上低下低)'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성장률 0.4% 시대의 현장경기를 긴급 점검해본다.

30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지난 6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7.2%와 2.0%씩 줄어들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 본 소비심리 위축은 단순히 수치상으로 나타난 것 보다 더욱 심각하다.


"물 좋아요. 한 번 보고 가세요."

지난 28일 오후 6시께 인천 남동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래내 시장. 저녁시간이지만 매대를 둘러보며 상인들과 흥정을 벌이는 손님은 그다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20년째 생선장사를 하고 있다는 김 모(52)씨는 "요즘 시장 안에는 물건을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시장길을 지름길 삼아 다니는 통행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매출이 1년 전 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 시장 안에서는 여기저기서 상인들이 세일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지만 몇 안 되는 사람들은 이 같은 상인들의 외침에도 한 번 둘러보고 갈뿐이었다.


사정은 백화점도 마찬가지. 곳곳에 붙은 '여름 정기 세일'이 무색할 정도로 백화점은 한산했다. 같은 날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1층 통로를 지나 있는 20여개의 화장품 매장 가운데 손님이 있는 곳은 3~4개에 불과했다. 다른 곳의 판매직원들은 손을 놓고 카드점표를 계산하거나 직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류 브랜드가 입점해있는 2층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특히 고가 브랜드 매장 대신 중저가 브랜드 매장에만 손님이 몰리는 현상을 보였다.


한 판매직원은 "지난주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손님이 줄다보니 객단가(1인당 구매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의류나 가전 매장 대신 식료품 매장에서만 손님을 찾아볼 수 있었다. 생필품 의주로만 구매하는 '절약형 쇼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신도림동에 거주하는 주부 박 모(43)씨는 "아무래도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생필품 위주로 구매하게 된다"면서 "옷 사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난 두 달간 내 옷을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대신 과일 등 먹거리나 휴지처럼 꼭 필요한 것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과일과 채소가격도 많이 올라 당분간은 허리띠를 졸라 매야겠다"고 덧붙였다.


목동에 사는 주부 이 모(54)씨는 "남편이 올해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서 "원래는 은퇴 후 남편과 골프 여행을 다니기로 했었는데 경기가 안 좋아 현재는 기약할 수가 없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이 씨는 "예전에는 필요하면 제 값을 주고 샀는데 이제는 전단지에서 세일만 보고 있다"면서 "세일에는 약속도 취소하고 매장 문 열기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경제에 켜진 적신호는 이미 실물경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모두 작년 동기대비 매출액이 각각 7.2%와 2.0%씩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수출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지만 수입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실제 수출 금액(통관기준)은 5월 469억6000만 달러에서 6월 472억5000만 달러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 늘어났을 뿐이다. 반면, 수입(통관기준)은 5월 447억4000만 달러에서 6월 423억4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수출은 조금 늘었지만, 수입이 급감해 경상수지가 좋아진 것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에서도 소비 심리 위축은 드러난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1분기 0.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2.4% 성장해 33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지탱해 줬다. 2분기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성장률 둔화의 이유는 소비는 제자리걸음인데, 설비투자는 대폭 줄고 수출입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1.0%에서 2분기엔 0.5%, 절반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꽉 닫힌 소비심리를 반영했다. 설비투자는 10.3% 증가에서 -6.4%로 대폭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0.6%, 1.7% 줄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조목인 기자 cmi0724@
주상돈 기자 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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