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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전기료 인상 ‘경제생태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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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국전력공사, 전기요금 인상안 줄다리기 팽팽

산업전기료 인상 ‘경제생태계 파괴’ 충남 당진에 설치된 동부제철 신형 전기로가 가동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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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의 막바지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한국전력의 적자폭을 줄여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국내외 경기악화 속에 산업생태계 파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요금 반대운동은 기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짜낼 수건이 말라 더 이상 짤 수 없다는 게 기업들의 반응이다. 이미 전기료 절감을 위한 백약을 다 써 봤지만, 더 이상은 무리라는 게 기업의 입장이다. 이에 <이코노믹리뷰>는 정부의 인상안 제시에도 불응하고 무리한 인상을 추진하는 한국전력의 요금정책을 살펴보고 산업계의 반응을 긴급 점검했다.

7% 인상하면 연간 수백억 추가부담 글로벌 시장서 가격경쟁력 ‘직격탄’ 산업용 전기요금이 7% 오르면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대기업은 연간 수백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8월(평균 4.9%)과 12월(평균 4.5%)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올린 바 있다.


철강, 섬유, 석유화학, 시멘트, 클로르알칼리 등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 비중이 많은 관련 업종은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직격탄이다. 철강업은 전기료가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한다. 지난 2010년 기준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국내 전력소비량 중 9.6%, 총 전력 판매액 중 8.5%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피해가 큰 분야다.

산업전기료 인상 ‘경제생태계 파괴’


결국, 산업용 전기료가 인상될 경우 자체 흡수할 수 없는 만큼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자칫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저가제품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경쟁을 벌여야 할지 모르는 우려도 낳고 있다. 대형 정유업체 역시 하루에 드는 평균 전기료는 5억원. 1년으로 환산할 경우 1800억원가량이 지출돼 한전의 전기료 인상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체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생산공정과 전기로 사용 등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 매년 수천억원이 넘는 전기료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제철·포스코 순
국내 산업계에서 전기요금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제철, 포스코, 동부제철, 동국제강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료 인상에 가장 민감한 기업은 24시간 공장라인을 완전가동해야 하는 반도체와 철강산업이다. 그나마 반도체는 수요를 감안해 ‘감산’이라는 극약처방이 가능하지만, 전기로 고철을 녹이는 전기로 업체는 원료 다음으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건이 ‘전기’라 할 수 있다.


산업계는 가뜩이나 연초부터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침체 ▲원자잿값 상승 ▲원유값 상승 등으로 다중고를 겪고 있는데 전기료 인상까지 겹치면 사실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글로벌 경기악화·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성과가 좋지 않은 상태여서 산업계의 체감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극한의 상태라고 설명한다. 산업용 전기료가 최고 7% 인상될 경우 200억∼420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전기료 부담을 가져올 뿐 아니라 국내 투자나 진출을 추진하려던 해외 기업이나 자금까지 제3국으로 쫓아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투자환경 중 장점의 하나이던 전기료 부문 혜택이 사라지게 되면 국내 기업은 물론 국내 진출이나 투자를 고려하던 외국 기업들이 제3의 국가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지난 2003년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9.0%로 글로벌 기업 평균(8.8%)을 앞섰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2011년에는 5.9%로 글로벌 기업 평균(10.5%)의 절반으로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경제단체·여당, 한 목소리로 반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18개 경제단체는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조건부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단체들은 전기요금 현실화의 선결 과제로 ▲모든 용도별 전기요금의 현실화▲원가회수율 근거 투명화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요금 인상 계획 수립 등을 제안했다.


산업계는 전기요금 현실화 위해 산업용 전기 가격만 인상하는 것에 반대하며, 모든 용도의 원가회수율(생선 원가를 100으로 했을 때 판매가 비율)을 100%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은 지난 10여 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10차례에 걸쳐 61% 인상된 결과, 작년 기준으로 국내 주택용 전기요금 대비 산업용 요금 비율(0.698)이 미국(0.586)과 영국(0.608), 일본(0.663) 등 OECD 주요국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산업용 전기 요금 수준이 전혀 낮지 않은데다 산업용 전기의 원가 회수율(94.4%)이 주택용(86.4%)보다 높다”며 “따라서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한전이 제시한 전기요금 원가회수율 발표 수치가 기존 정부 자료와 다르다며 투명한 인상 근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요금 인상 계획을 수립하라는 것이 경제계의 요구 사항이다.


산업계는 “장기적으로 원가를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하고, 원가 상승분과 전기요금 산정방식 조정 및 원가절감 자구책 등을 정부와 산업계, 외부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용도별 원가와 적정 요금을 산정하고 나서 요금 인상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맞는 순서”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한국전력의 적자보전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은 반대라는 입장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기업 쇄신을 통해 원가 상승 요인을 흡수하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며 “(공기업이) 자기들은 스스로 절약하지 않는 상황에서 (요금을) 인상하면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정부가 이것을 분명히 알고, 철저하게 이런 부분부터 먼저 손을 보고 그러고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은 수익자들이 공정하게, 공평하게 부담하도록 그렇게 분산을 시킬 필요가 있고, 시기별로도 분산을 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여당 원내 대표의 현실적인 지적조차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 분위기에 대한 산업계의 불만은 크다.


이코노믹 리뷰 조윤성 기자 korea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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