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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의 부동산돋보기]타이밍을 놓치면 더 큰 대가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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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굿멤버스 대표]최근 부동산시장을 보면 옛 이야기 한 편이 떠오른다. 호랑이와 떡 파는 아주머니 얘기다. 마치 정부가 불황의 호랑이한테 잡아먹히는 아주머니 같다. 부동산 거래침체 상황에서 계속 규제완화 대책의 떡을 하나씩 조금씩 주는데 부동산시장은 규제완화 떡을 하나씩 받아먹고 또 더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다.


이제 정부가 가지고 있는 떡은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제외하고는 별로 없다. 부동산시장에서 원하는 떡은 DTI인데 계속 맛없는 효과가 약한 떡을 조금씩 주다 보니 이제는 남은 떡도 없고 가장 주기 아까운 DTI만 남았다. 문제는 '이제는 DTI 떡을 먹어도 과연 부동산시장 호랑이가 만족을 할 수 있을까'다. 아마 DTI를 먹고 나면 더 맛있고 큰 떡을 달라고 할 것인데 안타깝게도 정부가 가진 떡은 없다.

2011년 3월말 한시적 DTI폐지를 부활시킬 필요가 없었고 마지막 기회였던 5·10대책에 DTI폐지를 포함시켰어야 함에도 부처 간 이견과 가계부채 증가를 이유로 DTI폐지를 남겨뒀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DTI를 폐지하더라도 거래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사실 가계부채증가에 DTI폐지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가계부채 증가는 DTI가 적용되지 않는 신규분양 집단담보대출과 지방 담보대출이 주된 원인이고 가계부채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이 주택구입 목적이 아니라 운영경비로 담보대출을 받아 사용하면서 소진을 시켜버리는 것이다.

주택구입 목적으로만 사용하면 LTV(담보대출인정비율) 한도까지 주택가격이 폭락하지 않는 한 주택을 팔 때 상환하면 되지만 운영경비로 사용해 버리고 나면 주택을 팔아도 상환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글로벌 경제불황과 국내경기 침체에 있는 것이지 DTI자체가 가계부채증가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황에 집을 사서 오른다는 보장도 없는데 누가 대출 더 해준다고 집을 사겠는가. 지금 집을 사는 사람들은 실수요자들, 갈아탈만한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한테 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과잉규제다. 미국같이 집값의 90%이상 모든 비용을 대출로 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집값의 50%이내 각자 자금 상황에 맞춰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단순히 아파트 거래만 늘리고 집 가진 사람들 숨통을 틔워 주는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최근 무상보육을 줄일 것이라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주택거래 감소로 취득세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동산 거래 침체는 단순 집주인의 고통을 넘어 건설회사, 건설자재 관련업종, 인력시장, 이사, 청소, 가구, 가전업체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고 지방세 감소로 지자체 재정까지 위협하고 있다.


암 환자 치료는 전이가 되지 않고 발병 초기일수록 완치될 확률이 높다. 간단한 수술만으로 완치가 될 수 있는 병을 타이밍을 놓치면 불치병이 되고 마는 것이다. 2011년 3월 DTI폐지를 유지만 했더라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은 DTI를 폐지해도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정부는 DTI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침체된 내수경기를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무너진 자영업자나 중산층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거래가 완전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타이밍을 놓치면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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