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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썩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관련 기관들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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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썩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관련 기관들은 '외면' 경인아라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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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민간단체들의 경인아라뱃길의 수질 조사 발표가 코 앞에 다가온 가운데, 정작 인천시ㆍ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 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경인아라뱃길 15개 지점에서 표본 시료를 채취해 인천대 연구팀에 분석을 맡긴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18~19일쯤 수질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 15~16일께 발표할 생각이었지만 염분이 섞인 물이라 조사 분석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그러나 지난 7일 현장 조사 결과 이미 경인아라뱃길의 수질이 심각히 오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물의 색깔과 냄새 등을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심각히 오염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경인아라뱃길의 수질 악화는 사실 예견됐던 결과였다는 입장이다. 경인아라뱃길은 배의 통행을 위해 물을 막고 1주일에 1회만 수문을 개방하는 운하이기 때문에 물이 오염되기가 매우 쉽다. 한강ㆍ굴포천 등 유입되는 수질도 좋지 않다. 특히 수도권쓰레기 매립지에서 매일 쓰레기 썩은 물(침출수)를 정화한 '침출수 처리수'를 3000t이나 흘려 보내고 있다. 매립지의 침출수 처리수는 법적 기준엔 문제없지만 하천수 중엔 가장 하급에 속하는 오염된 물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정기적인 수질 검사와 경인아라뱃길로 흘려 보내고 있는 침출수 처리수를 바다로 직접 흘려 보내는 것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경인아라뱃길과 관련된 공공 기관들은 외면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인천시의 경우 경인아라뱃길이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 하천'이라며 여태 수질 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공식 개장 이후 송영길 시장과 인천시의회 시의원들이 "오염된 것 같다"며 조사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 담당 부서 관계자는 "국가 하천이라 수공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 우리는 수질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정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을 조성한 수공 측은 수질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기 수질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등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수공 측은 이달 초 수질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검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여태 감감 무소식이다.


경인아라뱃길에 침출수 처리수를 흘려보내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수공 측은 최근 침출수 처리수 방류가 수질 오염의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우리가 방류한 침출수 처리수는 법적 기준에 맞게 처리된 것"이라며 수질 오염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경인아라뱃길의 물이 썩든 말든 담당 관공서들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더 이상의 수질 악화와 이로 인한 혈세 낭비 등을 막으려면 민-관 합동으로 실태 조사 및 수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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