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NGO축제에서 “서울시장 최선 다하면 다음 일은 저절로 등장, 대선 꿈꾸면 시장자리 안 보여”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NGO 출신이 대권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무소속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이 대권도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선 생각을 하면 시장자리에서 뭔가 일을 벌여야하므로 아무 것도 안 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말로 대선과는 거리를 뒀다.
박 시장은 지난 19일 대전NGO축제 때 한 특강에서 “현재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 그 다음 일이 저절로 등장한다”며 “서울시장을 하면서 대선을 꿈꾼다면 시장자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대선을 위해 인상적인 뭔가를 하려고 할 것이다. 저는 아무것도 안하는 시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한다는 말은 앞선 시장들이 벌인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초등학교 전학년 무상급식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시행 ▲서울시 산하기관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등 지금까지 서울시장들이 하지 않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인 ‘한강르네상스’ 토목사업 예산을 크게 줄이고 공공의료 등에 지원하고 있다.
박 시장의 서울시정이 ‘복지’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어찌 보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길을 같이 한다. 박 시장은 “복지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며,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우선 한 눈 팔지 않고 서울시장직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뜻이다.
박 시장은 특강에서 “우리나라는 지금 전문화된 세상으로 가고 있지만 공무원들은 일은 잘하지만 새 시대에 맞는 어젠다를 잘 만들어내지 못한다”며 “그런 것은 바로 시민단체가 발굴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시민단체 회원으로 가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고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며“그렇게 만 되면 대전이 굉장히 앞서가는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NGO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시장은 특강 뒤 시민이 ‘시장권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시장이란 권력은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이 아니다. 무한한 봉사자리다. 이런 막노동이 없다. 두더지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권력이란 것은 개인이 호사를 위해 누린다면 권력이지만 시민이익을 위해 써야한다는 의무감을 가지면 봉사와 서비스자리로 바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행보를 묻는 질문에 “NGO 활동가와 일해왔기 때문에 인생의 마지막도 활동가로서 끝냈으면 했다”며 “시대가 꿈을 실천하기 못하게 만들었는데 시장직을 끝내면 또 NGO활동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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