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떨어졌지만 그나마 선방?>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한국증시가 1800선으로 주저앉았지만 세계주요국 지수와 비교해보면 과히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대만의 2.5배에 달하고 있어 일방적인 부정적 투자 접근법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일 2049선까지 오른 후 전일까지 7.33%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연초 이후부터 따져보면 코스피는 3.97% 상승하며 글로벌 주요증시 내에서 선방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국은 4.6%, 프랑스는 5.68% 하락했다. 미국 다우지수도 1.89% 상승에 그치며 코스피에 못 미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정도만 전기전자(IT)업종 랠리로 9.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니케이 255)와 대만(가권)은 각각 3.97%, 4.85% 오르며 한국증시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 걸쳐 발표된 지급준비율 인하 등 정부 정책 효과로 9.74% 급등했다.
최근 한국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도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또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총 80억1400만달러를 순매수해 대만(29억3300만달러)의 2.5배에 달했다.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은 199억6800만달러 매수우위를 기록했지만 이는 증시 전체 규모를 고려할 때 한국이 소외됐다고 보기는 힘든 규모다.
다만 향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 여부를 비롯한 유럽 이슈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의 출렁임을 관장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글로벌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난 9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121억8500만달러가 유입됐던 글로벌펀드에서는 최근 4주간 총 35억8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 고용·중국 소비의 방향성과 이에 따른 정책대응도 앞으로 글로벌 증시를 움직일 큰 변수 중 하나로 꼽혔다.
유럽중앙은행의 LTRO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모두 다음 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약화된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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