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일본의 게임 업체 그리가 세계 게임 시장의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를 이끄는 다나카 요시카주(田中良和, 35) 최고경영자에게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산 규모가 35억달러에 달해 올해 일본 부자 순위에서 7위에 오른 이 젊은이의 성공담은 일본 재계에서도 젊은 스타가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나카는 니혼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 1999년부터 사업에 대한 꿈을 꾸었다. 그는 처음부터 인터넷 벤처사업에 뜻이 있었다.
"당시 나는 아마존이나 이베이, 야후의 급성장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나도 직접 사업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다나카는 처음부터 직접 사업을 하기 보다는 경험을 쌓기 위해 소니 산하의 소넷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다. 그곳에서의 경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소넷에서의 생활을 즐거웠지만 좀더 벤처다운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소넷은 너무 큰 기업이었어요."
소넷에서의 10개월을 지낸후 다나카는 라쿠텐에 입사한다. 지금 라쿠텐은 굴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지만 당시는 창업 3년차의 벤처기업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다.
라쿠텐에 근무하면서도 그는 외부 세계의 변화에 주목했다. 2003년 그는 프렌스터라는 소셜네트워크에 강한 인상을 받는다. 그는 온라인 소셜네트워킹이라는 사업모델에 매료됐고 성장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때 그의 가슴에 사업가의 기질이 용솟음 쳤다. 그는 직접 그리의 첫 버전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2004년 첫 버전을 PC용으로 선보였다.
그런데 한달만에 1만명의 사용자가 모였다. 그해 10월에는 10만명이 몰렸다. 순전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구전 마케팅 결과다.
그는 더이상 그리를 취미로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라쿠텐을 사직하고 2004년 12월 그리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그는 그리를 구체화 해갔다. 2006년엔 이지 그리가 등장했고 20007년에는 100만번째 이용자를 맞았다.
그는 지금도 인터넷의 미래가 모바일에 있다고 믿고 있다. 그가 그리를 모바일 기반의 소셜 네트워킹서비스로 방향 잡은 이유였고 그것은 적중했다.
지금도 다나카는 단순한 소셜네트워킹이 아니라 재미있는 SNS를 위한 게임을 제공한 다는 것을 그리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다나카 CEO는 최근 그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근 미국의 유명 모바일 게임 회사인 펀지오를 2억1000만달러에 사들이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지난해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온라인 게임업체 오픈파인트를 1억4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미 2억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7500개에 이르는 스마트폰게임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시장 공략을 통한 세계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그리는 닌텐도의 적자전환으로 자존심이 상한 일본 게임 업계에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전망이다. 오는 6월 끝나는 그리의 2012년 회계연도 매출은 1700억엔(약 2조5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900억엔(약 1조3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0%, 영업이익은 300% 급증한 금액이다.
이정도 영업이익은 세계 게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에는 변변한 게임 하나 알려지지 않은 그리는 ‘스타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유명한 세계최대 게임 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도 누를 태세다.
변화의 원천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게임 아이템 판매는 그리의 성공의 기반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하며 그리와 다나카 CEO는 새로운 게임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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