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이명박 정권 내 마지막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이 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총 6번의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는 강남 투기지역 해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경기 상황에서는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번의 대책…집값 약보합, 전세값 폭등= 이명박 정권 내 총 6번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다. 이 기간 집값은 약보합세로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전셋값은 치솟았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www.serve.co.kr)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18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9월(1259만원) 대비 5.6%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2009년 3월 3.3㎡당 1193만원보다도 5만원이 낮다.
국토해양부는 '주택 매매거래 동향 및 실거래가'를 통해 지난 3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75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중 수도권은 34%, 서울이 38.2%, 지방은 27% 등으로 각각 빠졌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던 2008년 2월 이후 2012년 3월까지 총 50개월간 월별 3.3㎡당 전셋값은 총 46개월간 상승했다.
◇이명박 정권 마지막 대책 뭐 담기나?= 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7번째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에는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그간 정치권에서 투기지역 해제를 원하는 목소리는 높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박상우 주택토지실장은 "투기지역 해제 등은 법 개정이 필요없이 행정지침으로 진행이 된다"며 "선거 이후 새누리당이 조직을 정비하는 대로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9대 국회가 구성되기 이전 당정협의를 거쳐 서울 강남·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에 나설 방침이다. 강남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릴 경우 기존 40%로 묶여 있던 총부채상환비율(DTI) 50%로 10%p 높아진다.
이어 대책에는 취득세 감면 재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체질을(가계와 금융의 건전성) 허약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부동산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효성 미지수…"재건축은 반짝효과 기대"= 정부가 강남 투기지역을 해제하고 양도세 중과를 폐지할 경우 일단 여유자금이 강남 지역에 투자될 수 있는 여건은 좋아진다.
하지만 실수요나 투자수요로 이어져 가격상승과 이로 인한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가 투기지역을 해제하자는 논리도 아이러니하지만 현재 부동산 상황이 규제 완화로 인해 투기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갑자기 가격이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장 효과가 있기 보다는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이 찾아온다면 집값 상승 및 거래 활성화를 하는데 있어 디딤돌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지난해 8월에 정부에서 양도세중과 폐지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부 재건축 아파트가 반짝 상승했었고, 12·7대책과 함께 종 상향 호재로 가락시영이 반짝 올랐었다. 이번 대책도 개포주공, 잠실 주공5단지 등에서 반응이 있었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경기 부양은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