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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불량 철강재, 사람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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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KS인증 의무화에도 '몰래 유통' 여전히 가능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강구조물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수입업자로부터 H형강 구매 제의를 받고 놀랐다. 국산 H형강만큼 품질은 좋지만 가격은 15% 이상 싼 제품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의구심이 든 A씨는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제조업체와 규격 등을 표시한 스티커에 'JIS(일본공업규격) SS400B'라고 표기돼 있었는데 SS400B는 한국산업규격(KS)은 물론 JIS에도 없는 강종 표기다.

알고 보니 이 H형강은 중국에서 수입된 보론강 제품이었다. 철강에 미량의 보론(B)을 첨가해 특수강 형태로 수출한 뒤 국내에서 저가로 유통되고 있는 편법 제품인 것이다.


중국 및 일본의 철강재 수입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산업표준인 KS 인증을 무시한 불량 철강재가 무분별하게 유입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산 불량 철강재는 국내 철강업계는 물론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위 사례처럼 보론이 첨가된 철강재는 일반적인 강재보다 경도가 높아 구부리거나 지진 등에 의한 변형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용접 성능도 떨어진다. 또한 KS 제품과 혼용될 경우 서로 강도 및 경도가 달라 건축물의 안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부의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난 17일부터 철근과 H형강뿐 아니라 두께 6㎜ 이상 건설용 강판도 KS 인증 및 품질검사를 받은 제품만 건설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KS 인증을 받지 못한 강판은 품질검사전문기관의 시험을 통해 인증을 받은 뒤 건설현장에 투입해야 한다. 건설용 자재를 납품하는 사람이나 사용하는 사람 모두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철강재를 일일이 정부가 단속할 수 없어 불량 철강재 유통이 공공연히 이뤄져 왔다는 점이다. 실제 H형강은 2009년부터 법에 따라 KS 인증을 받도록 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곤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010년 중·후판 수입 물량은 410만t으로 국내 생산량 930만t의 44%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건설용으로 들어가는 물량은 대략 10%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수입품 중 상당수는 절단 등 중간 가공 과정에서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되거나 시험성적서 없이 납품되는 등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용 철강재에 대한 적정한 품질관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부적합 철강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실태조사 및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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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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