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법정에 줄 선다 "쌀 때 사자"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금 부동산 경매법정은 봄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가능한 싸게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경매물건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경매 법정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13일 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2월 경매물건 수(전국 기준, 이하동일)는 전월 대비 9.69%(2119개) 감소한 총 1만9753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2만3466개)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다. 월간 물건 수가 2만 개를 넘지 못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 간 월간 물건 수를 보면 경매물건 수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각 연도별 최저 월간 물건수를 보면 2008년 2만1459개(2월), 2009년 2만5198개(5월), 2010년 2만1981개(9월), 2011년 2만423(3월)개가 각각 등록됐다.

특히 업무시설과 숙박시설 물건 수가 전월 대비 크게 줄었다. 업무시설 수는 1월 357개에서 2월 291개로 18.49%(66개) 감소했다. 숙박시설 수는 같은 기간 314개에서 257개로 18.15%(57개) 줄어들었다. 아파트 물건 수는 1월 4614개에서 2월 3860개로 754개(16.34%)가 축소됐다. 토지 물건 수는 7750개에서 7165개로 585개(7.55%) 가량 감소했다.

물건 수가 늘어난 항목은 차량, 광업권, 회원권, 항공기 등 기타 매물로 413개에서 423개로 많아졌다.

하지만 경매 물건에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2월 전국 응찰자 수는 2만529명으로 전월 대비 516명(2.58%) 증가했다. 그러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응찰자는 1월 8740명에서 2월 9348명으로 608명(6.96%) 늘어났다.

구체적인 입찰 내역을 보면 응찰자들은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건물에 집중됐다. 전국 응찰자 중에서는 52.13%(1만701명)가 몰렸다. 수도권 응찰자 9348명 중에서는 69.82%(6527명)가 아파트 및 연립·다세대 건물에 응찰한 것으로 응찰했다. 특히 인천과 서울은 전체 응찰자 중 70% 이상이 아파트 및 연립·다세대 건물에 몰렸다.

이는 경매를 통해 싼값에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이후 수도권 평균 낙찰가율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70% 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0월 66.60%로 낙찰가율이 떨어진 후 올 2월까지 4개월 연속 60% 중후반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말한다.

반면 낙찰률은 최근 들어 회복세다. 낙찰률은 지난해 40%대를 유지하다 연말에 30%까지 떨어졌으나 올초부터 30% 중반대를 회복했다. 이는 실수요자들이 이전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낙찰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실거주와 임대수익을 각각 목적으로 하는 서울·인천 실수요자들이 집중적으로 경매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