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로존이 그리스 사태 해법이 어느정도 가닥을 잡았다고 판단하며 또다른 위기 가능성 차단을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례회의를 열어 제2차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최종 승인하고 구제금융기금 확충과 재정적자 규정의 `유연한 해석' 등에 관해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그리스에 이어 문제 국가로 거론되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역내 방화벽 확대가 중점 논의 될 전망이다.
◆스페인은 문제 없나=재무장관들은 수면아래서 잠재중인 또다른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게 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이 새로운 위기의 뇌관이 되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페인은 유럽연합(EU)과의 재정적자 감축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고 선언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지난주에 올해 스페인의 국민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당초 유럽연합(EU)에 약속한 4.4%가 아닌 5.8%가 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야기했다.
스페인은 내년으로 설정된 EU의 최종 목표치만 지키면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EU는 연도별 감축 목표를 지켜야 한다며 스페인 측에 추가 감축을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방화벽 확대 가닥 잡나=잠재적인 불안 요인을 잠재우기 위한 가장 강력한 해법은 역내 구제금융 기금, 즉 방화벽의 확대다.
유로그룹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이를 대체할 유로안정화기구(ESM)의 병합 운영을 통해 구제금융 기금을 확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ESM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신해 오는 7월 출범하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 공동의 영구 기금이다
유로존은 당초 EFSF와 ESM의 자금 규모를 총 5000억 유로로 제한했으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위기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기금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총 7500억 유로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세수 부담을 우려한 독일측이 완강히 거부의사를 밝히며 난항을 거듭해 왔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의 자구 노력이 충분해야 국제사회도 지원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나서자 구제금융 기금 확대논의는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반대 입장이던 독일도 최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주 "3월중에 독일 정부가 구제금융기금 확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집권당 핵심 인사인 볼커 카우더 기독민주연합 대표도 "유로안정화기구(ESM)가 '방화벽' 역할을 해야 하며 유럽중앙은행(ECB)은 본연의 위상으로 돌아가 인플레 견제를 핵심 정책으로 수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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