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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조용한 이사철.. "부동산시장 더 불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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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황준호 기자, 배경환 기자, 박미주 기자] "부동산 투자심리가 잔뜩 얼어붙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아예 거래가 없다. 어딜 가도 비슷할텐데..."


강남구 재건축단지가 밀집된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가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한 채 어물거렸다.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가 지나며 본격 이사철이 다가왔지만 거래시장은 여전히 동장군의 위세에 눌려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강남과 강북은 물론 경기도 남부와 북부 모두 거래는 위축된 채 분위기를 반전시킬 호재를 애써 찾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은 지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이사철을 맞았지만 매매거래는 여전히 활기를 찾기 어렵고 전세거래 역시 재계약을 늘리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보시다시피 손님이 없다. 싼 매물은 거래가 됐는데 서울시 재건축 소형 확대 발표 이후엔 '급랭'이다."(개포주공1단지 인근 H공인중개소 대표)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는 긴장감 속에 한파가 그대로 느껴진다. 지난 9일 서울시가 '재건축 때 절반 이상 소형주택 의무화' 방침을 내놓은 이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소형 주택이 많은 개포주공아파트. 주말 단지 내 부동산은 텅 비어 있었다. 혼자 컴퓨터 바둑을 두던 L공인중개소 대표는 "거래가 없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서울시 발표 이후 매매가가 계속 떨어져 평형별로 1000만원 안팎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도 예년만 못하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원래 학군수요와 봄 이사철이라 전세 수요가 늘지만 올해에는 12월과 1월 가격 그대로 전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개포주공 뿐 아니라 인근 은마아파트도 1억원 이상 전셋값이 떨어졌다"며 강남의 침체된 상황을 전했다.


서초구에 위치한 신반포6차 역시 찬물을 뒤집어 쓴 듯한 분위기다. 용적률 조정 결정이 보류되면서 주민들은 재건축 기대를 접었다. 아파트 거래도 확연히 줄었다. 통상 공인중개사 사무소에는 주말에 손님이 많지만 잠원동 쪽 업소 대부분은 저녁무렵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서울 강북= "이달들어 올린 거래건수가 고작 2건이에요. 수수료 100만원도 못 벌었다는 얘기죠. 새로 내놓는 사람이 없는데다 문의하는 사람들도 (가격이)안 맞아 연결하기가 힘듭니다."(행당동 일대 G공인)


봄 이사철에 들어선 강북권 주택시장이 예년과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전세난, 매물부족 등 불안요소가 감지되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거래실종'이라는데 큰 차이점이 있다. 강북권 일대 중개업소들은 "문의는 물론 거래가 너무 없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북구, 노원구, 성동구, 중구 등 강북일대 매매시장은 지난주보다 0.00~0.07% 감소했다. 원인은 거래감소다. 문의는 많아도 실거래가 많지 않다보니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낮춰 내놓는 것이다.


성동구 행당동 일대 G공인 대표는 "왕십리나 신금호 등 대규모 재개발 일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거래에는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며 "지난 하반기 입주물량이 몰려 반짝 거래가 이뤄지다 올 들어 다시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기존 아파트단지의 매매값과 전셋값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금호동1가에 위치한 벽산아파트 78㎡(공급)의 경우 지난해 12월까지 3억2000만~3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2월 들어 2억 후반대 물건도 눈에 띄고 있다. 같은 평형대 전셋값도 지난해 12월 2억1000만~2억3000만원에서 2월 현재 1억9000만~2억2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경기 남부= "봄이면 뭐합니까?"


지난 주말 찾은 동안구 비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한숨을 내쉬었다. 예년 같으면 집 보러 오는 손님이 간간히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한산한 사무실에는 전세 문의만 이어졌다.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힘들다. 그래도 매물을 찾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전세 수요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전세거래가 늘어나지는 않아 전세난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평촌역 앞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아파트 거래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전세 수요가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 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지난해 재계약 물량이 많아서 수요는 다소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셋값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매물은 급매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 시세로는 범계역 앞 목련아파트 79㎡가 3억5000만원이지만 실거래는 3억원 선이었다. 이날 2억원 후반대까지 대출을 받은 집주인이 급매로 내놓은 물건이 거래됐다. 몇 백만원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고 집주인은 대출 상환에 급급해 가격을 더 내려 팔아치웠다.


발길을 분당으로 돌려보니 이곳에선 그나마 사람이 붐볐다. 하지만 봄 이사철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았다. 서현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매매 도장을 찍어본지 꽤 됐다"면서도 "소형 평형을 대상으로 한 전세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 서울 노원, 도봉 등의 북부권과 일산, 파주 등에서 밀려난 전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정부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이러다보니 지난달 이후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간혹 나오는 전세물건은 집주인이 호가를 높여 부르면서 가격도 강세를 기록중이다.


막바지 한파가 기승을 부린 주말 의정부 가능SK뷰 아파트단지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전세 물건은 아예 자취를 감춘 상태. 인근 공인중개업소 이석기 대표는 "1029가구가 전용 59, 74, 85㎡로 이뤄졌는데 소형 평형 물건은 동이 난지 꽤 됐다"고 말했다. "미리 연락처를 남긴 고객들에게 동시에 문자를 보내 선착순으로 계약을 맺는다"고도 했다.


전용면적 59㎡의 매매값은 평균 2억3000만~2억4000만원이지만 전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업소에서는 작년 거래 이후 단 한건도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전세는 나오는 즉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평균 1억3000만원에 거래되지만 일부에선 1억4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같은 지역 브라운스톤흥선 전용면적 59㎡도 상황은 마찬가지. 평균 매매가 2억3000만~2억4000만원이지만 실거래가는 이보다 10% 떨어진 1억9000만~2억원선에 간신히 이뤄지고 있다. 김영주 공인중개사는 "의정부역에 신세계 백화점이 입점하는데다 의정부 경전철은 도보 이용이 가능해 전세수요자들의 매물 경합이 치열하다"며 "매매는 가격을 낮춰서 내놓아도 기본 두 달이상은 기다려야 매수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황준호 기자 rephwang@
배경환 기자 khbae@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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