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용 반도체업계 ‘약진 앞으로’
자동차에 IT 기능을 접목해 안전시스템은 물론 양방향 통신 기능을 구현하고 있는 ‘스마트카’가 뜨거운 관심 속에 성장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올해 280억 달러로 대규모 시장을 이룰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비중이 2016년까지 328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10년 145억 달러 규모에서 2013년까지 연간 10%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가 현대모비스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던 자동차 반도체의 국산화가 시작됐으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유비벨록스, LS전선, 인텔, 퀄컴, 프리스케일 등의 업체들이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동부하이텍도 3년 전부터 자동차 반도체 개발 및 생산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으며, 자동차 블랙박스용 이미지 센서 공급을 시작으로 국내외 팹리스들에게 자동차 전장시스템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블랙박스나 적외선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 헤드라이트나 백미러에 들어가는 모터 구동 칩, 자동차의 양방향 통신을 가능케 해주는 이더넷(Ethernet) 칩 등으로 주로 엔터테인먼트와 운전보조 전장시스템에 들어가는 반도체다.
최근에는 0.35미크론급 기반의 700V급 초고전압 반도체 제조공정기술과 0.18미크론급 기반의 초정밀 반도체 제조공정기술을 잇따라 개발해, 엔진이나 브레이크용 콘트롤러 칩 등 고전압과 고도의 정밀한 데이터 값을 요구하는 자동차 반도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동부하이텍은 팹리스들이 자동차 반도체를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국내외의 18개 반도체 회사들과 협력, 자동차 반도체 개발 지원 시스템(Analog PowerHouse Connection)을 갖추고, 설계·생산·테스트·패키징에 이르는 자동차 반도체 개발의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에서 패밀리 드라이브, 통근자, 자동차 매니아에 따라 각 시나리오 별로 차량과 운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 보여주는 시연을 진행했다.
인텔코리아는 2011년 9월, 현대기아차 및 씨앤에스테크놀로지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는 차량 내 통합 엔터테인먼트 및 정보 시스템으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영화, 게임, TV, 소셜 네트워킹 등), 내비게이션, 라디오/CD, 위치 기반 서비스(LBS), 모바일 기기로의 내부 연결, 외부 통신 등을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총칭한다.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IVI 플랫폼 요구에 맞춰 인텔은 차량용 인텔 아톰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고, 시스템의 성능과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상현실화’ 등의 기술도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의 자동차 관련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인텔은 하만(Harman)과는 2009년부터 협력관계를 구축해왔으며, 중국의 최대 자동차 업체인 길리(Geely)와 화타이(Hwatai)에서도 2010년 말에 IVI시스템에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인텔은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차내 멀티미디어 시스템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차량·운전자 인터페이스 기술에 대한 연구와 스마트폰 같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정보기기와 자동차 간의 연결성을 향상시키는 통신기술을 연구해 나갈 예정이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대표 제품은 자동차에 연결 가능한 오디오,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제품군인 ‘Accordo’이다. ‘Cartesio’는 여기에 위치정보기능이 추가됐고, ‘Teseo’와 같이 텔레매틱스 시장에 적합한 독자적인 위치정보 솔루션도 있다.
ST는 실리콘 밸리에서 유일하게 24GHz와 77GHz 대역 모두 사용 가능한 SiGe(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또한 EyeQ 시리즈는 현재 자동차 업계에 보급된 시스템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지닌 영상 기반 안전 시스템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업체는 스마트카의 부상을 앞당기기 위해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분야에 필요한 커넥티비티 및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코어 프로세싱, 차량용 유선 통신(CAN, Ethernet, MOST 등), 소비자 가전 및 스마트 폰 통신(블루투스, USB, SD카드, 소비자용 스마트 기기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반도체 IP 포트폴리오에 주력하고 있다.
LS전선은 2011년 국내 최초로 가정용 전기자동차(EV) 충전기의 개발을 완료했다. 이 충전기는 기존 가정과 주거·상업용 건물의 전원에 바로 연결해 전기차에 3.3kW 전력을 공급한다. 현대차의 전기차 블루온 기준으로 완충에 6시간이 소요되며, 140km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제품은 기존 충전기와 달리 컴팩트한 외관으로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 구축에 있어 비용 절감이 되고, 다양한 장소에 설치가 가능하다.
지식경제부는 2015년까지 국내 소형차 시장의 10%, 2020년까지는 국내 승용차 시장의 20%가 전기차로 바뀌도록 할 방침으로, 2020년까지 100만대의 전기차와 220만대의 충전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2011년 현대차그룹과 공동 개발한 자동차용 반도체 첫 제품을 현대모비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칩은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해당하는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통합 단말기)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현재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현대기아자동차 및 현대모비스 등과 협력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분야 및 바디/샤시 분야의 자동차용 반도체를 국산화 개발 중이다. 또한 이들 주요 자동차관련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정부지원 국채과제에 참여해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비벨록스는 2011년 8월 현대모비스와 차량용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2011년 유비벨록스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활용 할 수 있게 해주는 차량원격제어 시스템을 현대차에 제공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전시회에서 유비벨록스는 태블릿PC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카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는 단말기와 소프트웨어, 서버 기술을 통합해 운전자들에게 자동차 내외부의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이를 이용해 앱스토어, 미디어 스토어, 위젯 서비스 등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 및 스마트폰과 NFC의 연결을 통한 미디어 공유, 지도 정보 전송 등을 제공한다. 유비벨록스측은 현재 개발중인 기술과 관련해서는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와의 기밀사항으로 세부내용은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대모비스의 대표적인 기술은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채 차선을 이탈하게 되면 이를 알려줌으로써 안전운전을 도와준다. 졸음방지 시스템도 있다. 기존에 존재하던 유사한 시스템은 ‘음주운전 방지 시스템’으로 운전자의 땀이나 숨 냄새를 센서가 감지해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특히 구체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졸음 여부는 얼굴인식엔진(FSE: Face Sensing Engine)을 활용, 눈동자의 움직임과 눈꺼풀의 반응을 측정해 사고위험 경고를 알린다. 이 기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렉서스 최고급 사양인 LS460 모델에만 적용됐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2월까지 선행개발을 마치고 추후 현대기아차 양산차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은 2012년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ICT 기술을 이용해 연료 충전의 문제를 해결하는 전기자동차용 무선 전기 충전 장치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퀄컴측은 “영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보와 자료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스마트카 시장 전망 관련,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현재로서는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며 “2018년을 기점으로 급속한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앞으로 안정적인 성장에 기대를 하고 있다.
회사측은 “자동차용 반도체의 특성상 신뢰성 요구수준이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지만, 일단 진입한 이후에는 꾸준하게 공급이 지속되는 시장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동차 업체와 반도체 업체간의 공동개발과 협업이라는 장점을 통해 장기간의 공급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씨앤에스측의 기대다.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