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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내선 비교광고 안하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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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내선 비교광고 안하는 '속사정' 애플스토어로 보이는 듯한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지루하게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삼성전자 광고가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슈퍼볼 결승전 4쿼터 중 방영됐다. 삼성전자는 이달말 '갤럭시 노트'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애플을 겨냥해 슈퍼볼 역사상 가장 긴 90초짜리 광고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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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슈퍼볼 광고에서 애플을 겨냥한 비교 광고를 내보낸 삼성전자가 국내에서는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애플과 LG전자를 상대로 한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전략이지만 그 속내는 다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경쟁사를 타깃으로 한 광고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을 상대로 비교 광고를 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 반발을 살 수 있다"며 "그동안 어렵게 쌓아 온 이미지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데다 국내 정서를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애플을 자극하는 비교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방송된 슈퍼볼 광고에서는 애플 제품을 사려고 줄을 서 기다리는 듯한 사람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보고 줄 밖으로 뛰쳐나가는 모습을 담았다.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 국내에서는 이런 광고를 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여기에는 뼈아픈 기억이 숨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말 '옴니아2'를 출시하면서 아이폰 비난 광고를 했다. 아이폰이라는 말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배터리 분리도 안되는 외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많아도 정작 게임 앱은 못쓰는 스마트폰'이라는 광고를 내보내 '애플빠'의 역공에 시달렸다. 미국에서는 비교 광고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지만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실질적 효과에도 의문을 갖고 있다. '아이폰4S'가 국내에서 기대보다는 많이 판매되지 않아 삼성전자로서는 굳이 비교 광고를 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반면 LG전자에 대해서는 애플과는 다른 이유로 비교 광고를 기피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롱텀에볼루션(LTE)폰 '옵티머스 LTE'를 출시하며 삼성전자 제품보다 디스플레이 화질이 훨씬 뛰어나다며 비방 광고를 했다. 당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무대응 원칙을 세웠고 LG전자의 공세도 곧 수그러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일이 대응할 경우 상대방의 흥행 요소만 가미할 수 있어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생각"이라며 "국내에서 비교 광고는 없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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