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북한 어린이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충무로에서]북한 어린이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
AD

몇 년 전 남북관계가 원만했을 무렵 북한의 평양과 지방도시 몇 군데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평양은 중국 중소도시 정도의 활기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는 우리의 1960년대 후반처럼 초라하고 궁핍한 모습이 역력했다. 사석에서 북한 관계자에게 동독의 병원과 양로원, 고아원 등을 도와준 독일 디아코니아 재단 사례를 설명하면서 북측이 지원받을 동네나 학교를 선정해 통보해 주면 남한의 민간 종교단체가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측의 대답은 한마디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북한 헌법에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있어서란다. 공산주의는 내부 생산물자든 외부 조달물자든 이를 한곳에 모아놓고 정부가 인민의 필요에 따라 분배하는 시스템이라서 남측 입맛대로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군부대 전용 가능성과 공산당 고위층이 가져간다는 남한의 의혹이 있다고 해도 공산주의 단어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 사람 목숨이 제도보다 앞서야 한다는 내 주장은 그저 흐르는 대동강 물소리에 파묻히고 말았다.

경제학의 관점으로 보면 자본주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주의가 나왔고, 이를 보다 이상화시킨 것이 공산주의다. 사회주의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실적에 따라 분배받는 것이고, 공산주의는 능력에 따라 일하되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 사회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 일해 10만원을 받는 제도가 전자라면 두 시간 일해도 필요하다면 10만원이 아니라 그 이상도 받는 제도가 후자다. 얼핏 공산주의가 더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지구촌에서 공산주의를 실험한 국가는 모두 실패했다. 사람이 불완전한데 제도만 그럴듯하다고 뭐가 되겠는가.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성서가 적고 있는, '필요에 따라 나눠줌'(사도행전 4장 35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2009년 개정된 북한 헌법을 보면 공산주의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사회주의만 남았다. 공산주의라는 표현이 없어졌다고 북한 체제가 확연하게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미세한 변화는 감지된다. 대북 지원품의 분배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인 절차에서 북측이 적극 협조하는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 필요보다 실적이 우선되는 시장경제 원리가 자리 잡을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이런 상태가 발전하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자유경쟁 체제와 조세 제도가 도입될 것이다. 이제 김일성도, 그의 아들 김정일도 세상에 없다. 김일성 부자가 대립의 한 축이었던 남북관계에 변화의 조짐과 여지가 보인다.


적어도 우리 헌법 제4조에 규정되어 있는 통일 지향의 정신이 살아 있다면 통일은 언젠가 꼭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통일의 그때, 현재 북한의 어린 학생들은 별도의 재교육 없이 통일된 한국의 구성원이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 어린 학생들의 건강과 학업에 대한 남한의 기초적인 지원은 통일한국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통일의 그날,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결핍은 결국 통일한국의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어린이들이 정상적으로 교육받고 성장해야 남한의 노동력 부족도 해결할 수 있다. 우리 한민족의 동질성 보존이란 측면에서도 건강한 신랑ㆍ신부 후보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 적십자나 정부기관을 통한 대북 지원은 정치적 논란과 퍼주기 시비가 일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비정치적인 민간단체의 북한 어린이에 대한 인도적ㆍ교육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되고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남북한의 정신적 유대관계 형성은 물론 주민 상호 간 호감과 친밀도 상승에도 도움을 주고 북한 정권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통일한국 구성원의 건강성과 장래를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