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중국 노동자들의 파업이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위험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LGD) 파업 사태를 계기로 중국 노동 문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30일 LGD는 성과급 미지급에 대한 소요사태로 사흘간 휴업했던 난징 모듈공장이 전날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LGD는 공장 재가동을 위해 월급의 100%였던 연말 보너스를 두 배로 올렸다.
LGD는 빠른 사태 수습으로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노동자들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며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LGD 중국 공장의 성과급은 연말 100% 상여금을 기본으로 성과에 따라 추가 지급하는 구조다. LGD는 3분기말 기준 4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이고 이번 분기 역시 적자가 확실시 돼 올해만 총 84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냈던 2009년과 2010년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했고 LGD는 이를 일부 수용하는 형태로 사태를 마무리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요구가 반복될 소지가 크고 결국 경영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 노동자들은 적자 상황에도 성과급 지금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LCD 시황이 단기간 내 개선될 여지가 안 보이는 상황이지만 내년에도 이 같은 요구를 한다면 수용할 수밖에 없다. 또 국내 직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도 감내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의 한 직원은 "회사 상황이 어려워 성과급 지급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중국과 임금체계가 다르다는 측면은 이해하면서도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금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진행될 투자 과정에서도 노동자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달에만 중국 상하이 산업단지의 A기업의 전자부품 공장과 광둥성의 B기업의 전자부품 조립 공장에서도 대규모 파업이 진행됐다. 생산 라인 이전에 대해 반대 혹은 보상을 해달라는 요구다. 현재 우리기업들이 중국에 건설 혹은 건설 예정이 돼 있는 공장 역시 증설이 아닌 라인 이전 등의 형태가 검토되고 있어 동일한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난제다. 고객사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 LGD는 전체 모듈생산의 50%이상을 중국에서 진행 중이다. 중국시장의 자체의 수요도 적지 않지만 주요 글로벌 고객사의 공장이 중국에 집중 돼 있어 총 제품 수요의 70~80%를 중국에서 소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LCD모듈의 절반가량과 반도체 패키지의 20% 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중국에 반도체 공장 신설을 추진하는 것만 봐도 부품 기업들의 중국 공장 필요성은 점점 더 커져간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저임금에 따른 효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중국 노동자들의 잘못된 인식과 이를 부추기는 현지 언론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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