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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아차, 특허"..에디슨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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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아차, 특허"..에디슨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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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지혜재산(知慧財産). 다소 생소한 단어다. 이는 대만에서 지적재산(知的財産)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

사람이 가진 지식 가운데엔 도움이 되는 지식이 있는가 하면 안 그런 지식도 있다. 대만 사람들은 지식 중에서 도움이 되는 지식만을 구분해 그와 관련한 권리를 지혜재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선 이를 뭐라고 부르고 있을까. 답은 '지식재산(知識財産)'이다.


처음엔 지적재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 발음이 땅에 대한 권리를 뜻하는 지적재산(地籍財産)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지식재산으로 바뀌었다. 예술, 과학, 문학, 발명, 산업디자인 등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무형의 자산을 의미하는 이 단어를 세밀하게 파헤쳐 쓴 책이 나왔다. 저자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변리사를 지내다가 현재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과 지식재산포럼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신씨다.

김씨가 '이제는 지식재산이다'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식재산이 국가경쟁력이며, 곧 미래의 살길이라는 것이다. 그가 이 책에서 넌지시 건네는 얘기가 하나 더 있다. 지식재산 시대에 대비하려면 에디슨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명가로는 성공했지만 사업가로는 실패했던 에디슨의 사례를 들여다봤다.


토마스 에디슨. 그는 백열전구와 측음기, 영사기, 전기 다리미, 재봉틀 등 2000여 종을 만들어낸 발명왕이다. 발명엔 천재였던 그가 잘 몰랐던 부분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지식재산이다. 에디슨은 1878년 백열전구 특허를 받은 뒤 에디슨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880년 그가 발명한 것들이 상용화되면서 회사 자본은 3배 가까이 늘었다.


상황이 역전된 건 1884년의 일이다. 당시 증자한 주식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면서 에디슨은 소주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즈음 에디슨의 특허를 침해하는 회사들이 생겨났다.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은 아예 소야전기회사 등의 특허권을 사들여 백열전구를 생산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그 뒤 에디슨이 가지고 있던 특허를 매입하기에 이르렀고 에디슨을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까지 냈다.


법원은 결국 특허의 원소유자인 에디슨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미 늦은 때였다. 에디슨이 소송 과정에서 쓴 돈은 무려 200만 달러에 달했고, 승소 당시 특허권의 존속 기간은 불과 2년 밖에 안 남은 상황이었다. 모든 건 지식재산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못 했던 에디슨의 잘못이었다.


김씨는 여기서 지식재산과 관련한 제도와 정책을 제시한다. 어떤 기술 등을 발명했을 땐 그 기술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특허로 남길지, 자신만의 노하우로 남길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특허를 받은 뒤에 이를 관리하는 법, 소멸 특허권의 회복 방법 등까지도 일러준다. 에디슨처럼 실패한 사업가로 남고 싶지 않다면 김씨의 말을 새겨듣는 것이 좋겠다.


이제는 지식재산이다/ 김명신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2만원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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