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LG전자의 외국인 임원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본준 호 출범 이후 외국인 임원 정리 방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올해 이후 LG전자 내 외국인 임원은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1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총 284명의 임원 가운데 외국인 임원은 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무 1명에 상무 6명이다. 지난해 말 295명의 임원 가운데 15명의 외국인 임원이 배치됐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결과다. 부사장급은 모두 퇴출됐고 상무급도 4명이 줄고 1명이 신규 영입 되면서 3명이 줄었다.
남아 있는 임원들도 대부분 현지 인원으로 국내에서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외국인 임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해외법인장, 해외 연구개발 및 영업을 제외하면 짐 클레이튼 HE사업본부 기술전략 담당 전무와 안토니오 고메즈 글로벌 HR 팀장만이 국내 연관 업무를 맡고 있다.
LG전자의 외국인 임원은 전 최고경영자(CEO)인 남용 부회장이 영입했던 사람들이 대다수다. 글로벌 마케팅 컴퍼니로의 변화를 천명했던 남 전 부회장은 이들을 맥킨지, IBM, P&G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영입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의사소통과 문화의 부재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이후 CEO에 오른 구 부회장은 비용이 높고 효율이 떨어지는 외국인 임원을 정리하고 LG의 방식을 이해하는 국내 인력 중심으로 임원진을 재편해왔다.
외국인 임원진 정리 작업은 지난해 말 부사장 급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더모트 보든 최고마케팅책임자 등은 계약 만료에 따라 자연스럽게 헤어졌다. 피터 스티클러 최고인사책임자와 브래들리 갬빌 최고전략책임자 등 임기가 남은 사람들은 계약 해지를 통해 결별했다. 상무급도 도미니크 오 MC사업부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LG전자를 떠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일부 외국인 임원들과의 이견으로 소송 전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계약 조건이나 계약 기간 등은 개인별 사항이라 외부에 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외국인 임원 정리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 임의적인 계약 해지는 유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약이 만료되면 연장 계약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올 연말에 외국인 임원의 추가적인 퇴출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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