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의 인공위성 네트워크에 중국발로 의심되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고 미 의회 보고서가 밝혔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산하 자문기구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CESRC)’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7년과 2008년 네 차례에 걸쳐 미국 기상관측위성 2기에 노르웨이의 지상통신소를 통해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사건이 해커들의 위성 통신망을 교란할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언급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배후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보고서는 다음달에 공식 발간될 예정이다.
보고소에 따르면 미 공군 당국은 ‘랜드샛-7호’ 지구관측위성의 경우 2007년 10월과 2008년 7월 약 12분 이상 장애가 발생했으며 ‘테라 AM1’위성은 2008년 6월과 10월 각각 2분과 9분 동안 장애를 겪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이같은 사이버 방해는 상당한 잠재적 위협요소이며, 특히 위성의 민감한 기능에 오작동 등 영향을 미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면서 “해커가 위성의 통제장치에 접속할 경우 위성에 손상을 입히거나 파괴시킬 수도 있고 위성의 통신기능도 차단하거나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네 차례의 공격을 실시하거나 사주한 주체가 중국 정부라고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의 교리에 ‘적국의 우주 시스템을 무력화한다’는 내용이 있고 특히 위성관제센터 같은 지상에 설치된 시설 등을 중요하게 거론하고 있다면서 발생한 공격은 이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정부기관과 기업체들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목표로 발생한 해킹 공격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 위원회의 2009년 보고서는 “미국 내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한 해커들의 경우 중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중국 지하 해커 조직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정부와 모종의 관계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올해 들어 중국이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 공격행위에 나서거나 이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미국 내 파룬궁(法輪功)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해킹에 중국 군부가 관여되어 있다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정해 왔다. 워싱턴에 있는 주미 중국대사관의 왕바오둥(王保東) 대변인은 “해당 위원회는 최근 몆 년간 확인되지 않은 추측으로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의 안보 문제를 위협할 만한 행위를 결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사이버범죄 근절을 위해 타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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