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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친환경 시멘트 기업의 선입관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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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친환경 시멘트 기업의 선입관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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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선입관(先入觀)'이라는 게 있다. 어떤 대상에 대해 이미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고정적인 관념이다.


며칠 전 시멘트 공장에서 만난 업계 한 관계자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재활용 시멘트를 바라보는 일반 사람들의 잘못된 선입관에 대한 호소였다. 진실이 아님에도 이를 깨기가 어려운 상황이 무척 슬프다는 얘기였다.

그에 따르면 재활용 시멘트는 각종 부산물과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사용해 만든다. 폐기물 등이 땅이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질 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막아주는 일이다. 폐기물을 환경 친화적으로 재활용하는 셈이다.


문제는 재활용 과정이다. 환경단체와 시멘트 공장 인근의 일부 주민들은 폐타이어 등 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중금속이 발생,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멘트 업계는 폐기물을 보조연료로 활용한 재활용 방법에 대해 안전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2000도가 넘는 고온의 소성로에서 소각처리해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까지 부족한 편이다. 재활용 시멘트 제조과정이 공장 인근의 환경과 주민들의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선입관이 남아 있다. 한 번 생긴 선입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잘못된 선입관은 사실과 진실을 구별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요소가 된다.


최근 '나가사끼 짬뽕'으로 라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 이 업체는 한 때 소비자들의 선입관으로 큰 곤란을 겪었다. 이른바 1989년 발생한 '공업용 우지' 파동이다. 당시 검찰은 삼양식품이 공업용 쇠고기 기름으로 라면을 튀겼다고 발표했고 언론들은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소비자단체들은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나섰고 삼양식품의 신뢰도는 급격하게 추락했다. 업체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진실을 호소했지만 이미 소비자들에게는 불량식품을 만드는 나쁜 회사라는 선입관이 생긴 상태였다. 이후 8년 만에 대법원은 무죄를 판결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던 사실이 거짓이었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이 업체가 입은 막대한 피해와 상처는 지울 수가 없었다.


시멘트 업계도 재활용 시멘트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관이 깨지지 않을 경우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고민이다.


위기는 기회를 낳는다는 말이 있다. 재활용 시멘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업계 스스로 친환경 시스템을 더 강화하게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 최근 시멘트 업계가 보여주는 친환경적인 모습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경기불황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폐열발전설비 등 자원재활용 시설을 세우고 온실가스도 줄여나가면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 것이다. 환경과 주민들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는 선입관을 깨기 위한 노력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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