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證 이어 두번째… 헤지펀드 선점戰 가속화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지선호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헤지펀드 시장에 본격 참여하기 위한 것으로, 1조1000억∼1조20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 중인 KDB대우증권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투자증권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자본금 확충 방안을 마련했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6990억원(6월말 기준)에서 3조299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진입자격으로 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신설, 헤지펀드 산업의 핵심 사업인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라임브로커는 자금모집과 운용자금 대출, 주식매매 위탁 등 헤지펀드의 설립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초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나, 주식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자 신주 발행가격을 8230원으로 하향했다. 이에따라 대우증권의 자기자본 확대 규모는 당초 목표보다 2000억∼3000억원 줄어들게 됐으며, 증자후 자본규모는 3조8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대우와 우리투자증권이 헤지펀드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섬에 따라 여타 대형증권사들도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6월말 현재 2조7861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중인 삼성증권의 경우는 일단 유상증자보다 올해 발생하는 이익잉여금으로 부족분 2000여억원을 채우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프라
임브로커리지 진출을 위해 갖춰야할 인력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기 위한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아직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6월말 현재 2조2615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은 프라임브로커 사업의 수익성 등을 고려해 시장 진출 시기를 먼저 정한 뒤 자금확충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자기자본이 1조9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프라임브로커 진출을 위해서는 추가자본이 상당히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의 유상증자를 놓고 시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경우 유상증자 발표 다음날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하는 등 지분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크게 일었었다. 대우증권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전에 비해 20%이상 떨어져 있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역시 비슷한 수준의 주가조정을 겪었기 때문에 증자발표로 인한 주가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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