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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뺀 근육질"내년예산, 거센 外風 견뎌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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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반영 안된 '낙관 예산'…헛바퀴 예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발표한 2012년 예산안에 대해 '근육질예산'이라고 요약했다. 재정부는 "1년 앞당긴 2013년 균형재정 달성과 글로벌 재정위기에 대응하는 재정건전성이 큰 틀"이라며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에 신경을 쓰면서 단기적으로는 경기둔화에 대응하는 예산"이라고 했다.


덧붙이면 예산편성의 전반적인 기조는 성장과 복지를 연결하는 일자리 중심이다. 즉 일자리를 통해 성장을 하고 성장이 다시 복지확충의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 두 마리도 아닌 서너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근육질'예산이라 허우대는 좋아 보이나 체력은 약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내년에 경제성장률을 4.5%로 올해 수정치(추가 하향 조정가능성)로 예상하면서 국세수입은 두 배 더 걷겠다고 했다. 올해 전년대비 5조2000억원의 2배가 넘는 13조1000억원을 거두겠다고 했다.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라 세수가 감소하겠지만 취업자수증가, 민간소비 증가 및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의 효과로 이 같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여건을 고려않고 경제 성장률과 세입 증가율을 너무 높게 잡아 살림을 짰다는 지적이다. 민간연구기관들은 이미 내년도 성장률을 3%대로 낮춰잡은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3.6%로 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4.0%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연구원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만은 내년 한국경제 전망을 4.2%에서 4.4%로 상향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최근 10년 중 2003년~2005년, 2008년~2009년은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실적치보다 높았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이후 정권 마지막해에는 소폭이나마 흑자를 달성해왔고 현 정부도 2013년 균형재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임기 말년의 소폭 흑자는 차기 정부에서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적자로 돌아서곤 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경제에서 나라살림을 지탱해온 수출과 무역흑자 기조도 흔들리고있다. 내년 선거를 앞둔 미국, 일본, 독일, 중국, 프랑스 등은 경제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 동원 여력이 없다.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둔화될 전망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하반기 수출이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 중국의 수입수요 약화 등으로 현저히 둔화되고 10% 내외의 증가에 그칠 가능성도 우려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1070원으로 정했는데 이는 주요 연구기관들의 내년도 전망치와 비슷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1190원대를 오르내리는 급등양상이어서 일각에서는 너무 낮게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과거3개월을 평균으로 해서 편성했다"면서 "일부 예산편성과정에서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기준환율이 변동될 수는 있다"고 했다. 당국입장에서는 환율을 높게 잡을 수록 유리하다.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관세 1200억원 올라가고, 외화예산 2배 올라간다.만약 이 숫자 변동폭이 커지면 수정해야된다는 필요성 생기면 국회심의과정에서 나올 수 있겠다. 최근 5~6년간에 2009년 정기국회에서 2010년 예산안 정부기준환율은 1230원이었다. 경제위기 속에 환율변동이 커지면서 국회에서 심의과정에서 1150원으로 조정됐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복지 프로그램 등 장기적 세출 소요가 있는 지출정책은 5년 단위의 중기보다는 한 세대, 30년 이상의 시야를 가지고 고려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정부 연구에서 2050년 노인인구 비중은 38.2%로 인구고령화 관련 재정지출이 증가해 국가채무는 지난해말 GDP대비 33.5%에서 2050년말 137.7%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상승률 등의 다른 변수를 빼고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대입해 단순계산하면 2020년 국가채무는 963조5000억원(GDP 전망치 2261조원)에 달하고, 2050년엔 9807조7000억원(GDP 7122조원)으로 1경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박종규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은 "향후 5년까지 우리 재정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는 약 10년 후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여 복지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복지재정을 포함한 장기적 재정지출이 소요되는 예산항목에 대해서는 현행의 5년이 아닌, 30년 이상에 걸친 장기 재정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첨부하도록 국가재정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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