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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패한 해외자원 개발, 의혹 밝혀내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야심차게 전개한 자원외교가 별 성과가 없는 것으로 국정감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라크 쿠르드 유전이 투자비 4억달러(4400억원)만 날린 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민간 업체가 진행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과 미얀마 유전도 정권실세 개입설 등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쿠르드 유전 개발 사업은 2008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쿠르드 자치정부와 합의해 그해 6월 본계약을 체결한 뒤 진행해왔다. 추정 매장량이 우리나라 2년치 소비량에 해당하는 19억배럴로 발표되면서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대표적 성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시추 결과 원유가 없거나 물 또는 소량의 천연가스만 발견되는 실정이다.

C&K마이닝이 벌인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업에 대해선 어제 총리실과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말 4억2000만캐럿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 발표와 함께 3000원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1만6000원대로 치솟았다. 이에 앞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카메룬을 방문했고, 외교부도 이례적으로 자료를 뿌리며 홍보했다. 그 사이 C&K마이닝 임직원들은 주식을 처분해 막대한 차익을 보았으며 현재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빈 광구로 확인된 미얀마 유전에 대해서도 현지 대사관이 문제점을 제기한 보고서를 총리실과 외교부가 묵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광물자원 투자사업 270건 가운데 성공한 경우는 17건에 불과하며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 100건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실정에서 해외자원 개발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사업성과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마구 뛰어들면 파는 쪽에서 값을 올리며 한국을 봉 취급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승수 총리를 '자원총리'로 부를 만큼 자원외교에 역점을 두면서 측근들을 활용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윗사람의 눈에 들려고 무리하게 뛰어들면 자원 사기꾼에 놀아나거나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쿠르드 유전에 투자한 석유공사를 포함한 6개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 비율은 2007년 68%에서 지난해 120.7%로 높아졌다. 해외자원 개발은 치적 홍보를 의식한 정치논리가 아닌 철저한 경제논리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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