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상반기 순이익이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 현대차 계열 상장사의 순이익이 9조16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증가한 반면 삼성 계열 상장사 순이익은 20.6% 감소한 8조1035억원에 머문 결과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선 삼성이 우위를 지켰는데 순이익은 현대차가 앞섰다. 삼성은 상반기 109조898억원의 매출과 8조91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차는 93조1501억원의 매출과 8조69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차그룹이 적게 팔고도 더 많은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상반기에 현대차만큼 각광을 받은 기업도 없다. 지난 5월 미국에서 꿈의 시장점유율로 일컫는 10%를 넘어섰다. 에쿠스는 2011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BMW, 벤츠, 렉서스 등 쟁쟁한 브랜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소형ㆍ중형차가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대형 고급차는 처음이다. 그동안 꾸준히 품질 개선과 시장 개척에 노력한 결과다.
현대차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80%의 시장점유율(현대ㆍ기아차)이 보여주듯 열성적인 국내 소비자 몫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내수 차량이 수출 차량보다 안전ㆍ편의 사양이 떨어지는데도 값은 비싸니 그렇다. 무상보증 수리 요건도 미국에서의 10년ㆍ10만마일(16만㎞)과 국내(3년ㆍ6만㎞)가 크게 차이 난다. 그러면서 신차를 내놓거나 모델ㆍ디자인을 바꿀 때마다 차값을 올려대니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온다.
납품가격 인하 압력에 따른 협력업체의 불만 또한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품업체의 취약한 수익구조는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등 현대차의 친환경 미래차 기술 개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도요타가 대량 리콜 사태로 고전한 사례는 자만과 방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운다. 현대차가 '한국의 자존심'이자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려면 회사 측이 내세우는 품질경영 못지않게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잠재울 고객감동 경영을 병행해야 한다. 마침 현대차의 요즘 광고 카피가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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