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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은, 거지같은 욕지기 나는 나라,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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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물고문이 정당했다고 주장한 ‘하드 코어’ 네오콘인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소망은 이탈리아 해변의 햇살 가득한 빌라에서 카푸치노를 홀짝이는 것이었다. 이제 그 꿈을 재고할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난 이 욕지기나는 거지같은 나라를 떠나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하기야 최고 지도자라고 해서 자기 나라를 욕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욕지기가 나온 대목이 다소난감하다.


영국의 가디언지 2일자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1일 밤 로마의 부유층 주택가를 급습하여 지암파올로 타란티니라는 인물과 그 부인 등 3명을 체포했다. 타란티니는 지난 2009년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거의 실각시킬뻔한 섹스스캔들의 핵심인물이다. 이들의 체포영장 사유는 “최소한 50만 유로(한화 8억원)을 뜯어냈으며 다른 경제적 이익도 갈취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최소한 솔직은 하다. 그는 이미 이들 부부에게 돈을 주었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단, 자발적이라는 단서를 붙여서.

2년 전에 이탈리아 남부 출신의 사업가인 타란티니는 총리 관저에서 열리는 파티에 30명의 여자들을 ‘공급’했고, 그 가운데 최소한 6명은 거기서 밤을 보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들 부부와 공범이면서 베를루스코니와의 대화 창구였던 발터 라비톨라는 인물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개인비서로부터 매달 돈을 받아왔다.


욕지기가 나온 대목이 바로 라비톨라와의 대화 속에서이다. 지난 7월 13일 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대화가 녹음되고 있는 것을 모른채, “내가 망했다고 그들은 얼마든지 떠들 수 있다. 그게 그들이 말할 수 있는 전부다. 그들은 도청장치를 원하는데는 어디에나 심어놓을 수 있다. 젠장... 몇 달 안에 난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내 사업에나 신경쓰기 위해 여길 뜰거다. 이 욕지기 나는 거지 같은 나라를 떠날 거다”라고 소리질렀다.

백만장자 기업가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 대화가 있기 나흘 전, 경쟁사업체와의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 판사를 매수한 혐의로 밀란의 법정에서 심문을 받았다. 그래서 신경이 날카로웠는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이 때는 이탈리아가 국채 가격이 폭락하고 은행의 자금줄이 막히는 등 부채 공포가 휩쓸고 있던 시기라는 점에 가디언지는 주목한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연대세’라는 이름의 고소득층 증세를 마련하는 등 내각이 정신없이 돌아가던 시절이었다는 것이다.


이 무렵 베를루스코니는 일체 공식행사나 발언을 하지 않아, 특히 경제 매체를 중심으로 베를루스코니의 ‘침묵’에 관한 온갖 보도들이 쏟아졌다. 국난의 시기에 지도자의 숙고에 대해 온나라가 동참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마침 지난 1일에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애초의 부자 증세안을 철회하고 부가가치세를 올려 전국민에게 골고루 증세하겠다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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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스캔들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번 사건 말고도 몇건의 다소 지저분한 스캔들에 휘말려있다. 그중 하나는 미성년 창녀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것이고(‘화대’인지 ‘자발적 성금’인지 여부가 현재 쟁점이다), 폭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다는 독직혐의도 있다. 가디언지는 “내년이면 75세가 되는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몇 년간 플레이보이로서의 자신의 재능을 과시해왔으며, 돈을 주고 섹스를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사실일지도 모른다.


다만, 베를루스코니의 변명은 딕 체니의 소망만큼이나 독특하다. “나는 경제적으로 궁핍에 빠진 한 가족을 도와줬을 뿐이다. 나는 불법적인 일은 저지르지 않았다. 나에게 댓가로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은 곤궁한 한 사람을 도와주는데 그쳤을 뿐이다. 그게 나다.” 베를루스코니 집안의 가훈이 문득 궁금하다.




이공순 기자 cpe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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