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업군 제분사업 한계
유기농전문점.베이커리.와인 등
B2B서 B2C로 사업영역 확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운산그룹이 변신하고 있다.
모기업인 한국제분과 제분ㆍ사료업체인 동아원을 주축으로 성장해온 운산그룹은 그동안 식품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을 주종으로 삼아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기농 전문점 해가온을 중심으로 스테이크 전문점, 베이커리샵 등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다양한 B2C 사업에 도전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주 사업군인 제분사업의 성장 한계성을 극복하고 나아가 그룹 내 각종 사업군을 연계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신도림 디큐브시티백화점에 문을 연 계열사 해가온의 첫 복합매장을 방문해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저녁까지 계속 자리를 지키며 매장 운영 모습을 지켜봤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오픈 전날인 25일에도 이곳을 방문해 유기농 제품 매대는 물론, 와인과 델리코너 등을 둘러보며 준비사항을 직접 체크했다.
이처럼 그룹 오너인 이 회장이 매장 1개점의 오픈을 위해 연이틀 방문한 것은 전례에 없던 일로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운산그룹은 지난해 그룹 전체적으로 77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그룹의 양축인 동아원이 51%를, 한국제분이 14%를 차지한다.
나머지 35%는 와인사업부인 나라셀라와 단하유통, PDP 와인, 유기농사업부인 해가온, 육류유통사업인 동아푸드, 쌀가공업인 한국산업, 수입차유통업인 FMK 등은 물론, 해외법인까지 포함해 20개가 넘는 계열사들의 매출이다.
하지만 국제 밀가격의 급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제분사업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동아원은 2009년 매출 3988억원에서 지난해 4087억원으로 매출은 1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억원이 줄었다. 한국제분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20억원과 71억원으로 전년 1221억원과 96억원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이처럼 주요 사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성장 한계성을 보이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B2C 사업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가온의 경우에는 기존 직영점 체제에서 가맹 체제로 전환, 올 3월 문점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가온은 지난해부터 신시와 두레마을 등 소매 중심의 친환경 식품유통업체와 협약을 맺고 이들 가맹점 110곳에 구매물류대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7월에는 베이커리 사업에도 진출했다. 계열사인 피디피와인이 선보인 '더 반 베이크 스튜디오&카페'는 매일 갓 구운 빵과 과자를 구입할 수 있는 베이커리샵인 동시에 오픈 키친과 세미나실이 함께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소비자 의견의 수렴이 가능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와인바 '뱅가'에 이은 두 번째 외식업소인 스테이크 전문점 '더 반'을 선보였다. 이곳은 육류도매업을 하는 계열사 동아푸드로부터 최상급 호주ㆍ미국산 고기를 공급받아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또 계열사인 나라셀라의 와인을 소비자가로 공급하는 점도 운산그룹이 운영하기에 가능한 경쟁력이자 큰 장점이다.
운산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주축은 제분사업이지만 성장 한계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룹 내 각종 사업군을 연계시킬 수 있는 B2C사업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특히 연계시킬 경우 각 사업들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운영상의 이점은 물론, 개별 사업군의 경쟁력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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