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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빈자리를 채워라' 후계자 쿡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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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빈자리를 채워라' 후계자 쿡의 과제는 팀 쿡 애플 차기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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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영식 기자] 애플이 곧 잡스였고, 잡스가 곧 애플이었다. 한동안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은 상상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잡스가 남긴 서한처럼 그가 CEO로서 책무와 기대를 더 이상 충족할 수 없는 '그 날'이 결국 왔다. 이제 새 CEO가 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는 '그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는' 숙명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겨졌다.

비단 애플의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세계 IT업계와 월가 관계자들이 잡스를 '이 시대 최고의 CEO'로 꼽는다. 경영권 분쟁 끝에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축출된 지 12년만인 1997년, 돌아온 잡스는 파산 직전의 애플을 기사회생시키고 음악산업, 스마트폰, 태블릿까지 세계 IT시장의 트렌드를 개척하면서 '신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잡스는 무대 위에서 특유의 패션과 말 몇 마디, 표정만으로 대중을 매료시키는 '록스타'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다. 반면 쿡은 이같은 이미지도 없으며 잡스같은 혜안과 통찰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쿡과 가까이 일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그 역시 일류 CEO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인물이라는 것이다. 애플 이사직을 맡고 있는 아트 레빈슨 제넨테크 회장은 "쿡이 애플에서 13년 동안 재직하면서 보여준 뛰어난 능력을 볼 때 이사회는 그가 차기 CEO로 적임자임을 전적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쿡의 지지자들은 그가 예술적 비전이 부족하다는 점 역시 그가 남다른 감각으로 정평난 애플의 디자이너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애플의 디자이너들은 엔지니어들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쿡 체제의 애플이 견고할 것이라는 다른 근거는 애플이 보여 준 일련의 혁신들이 단지 잡스뿐만 아니라 여러 책임자들의 공동 작업 결과였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애플의 감성적 디자인 혁명을 견인한 수석디자이너 조너던 아이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두뇌'인 운영체제 iOS의 개발을 지휘한 스콧 포스털, 인터넷서비스부문 담당이자 전천후 해결사로 통하는 에디 큐 , 전세계 마케팅 전략을 맡아 온 필립 쉴러 등이 쿡과 함께 '포스트 잡스' 체제에서 더욱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잡스의 건강문제가 불거진 이후 이미 애플 이사회가 오래 전부터 후계구도를 고민한 것 역시 쿡 체제가 안정적으로 순항할 것이라는 쪽에 힘을 더한다.


IT전문 리서치업체 가트너의 마이클 가텐버그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경쟁사들이 잡스의 사임을 계기로 업계 지형이 바뀔 것을 기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오산"이라면서 "한 사람의 능력 그 이상의 것이 애플에 있다"고 말했다. 포레스터의 찰스 골빈 애널리스트도 "잡스가 물러난다고 해도 최소 몇 년간은 애플의 전략적 관점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애플의 차세대 제품들은 이미 기획이 끝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쿡 차기 CEO의 능력이 충분히 인정받을만하다는 점을 근거로 두고 있다. 크로스 리서치의 새논 크로스 애널리스트는 "잡스가 애플의 혁신과 성공을 주도해왔지만 투자자들은 쿡에 대해서도 매우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잡스를 대신해 CEO를 맡으면서 쿡은 애플이 계속해서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했던 마이크 제인스는 "잡스와 쿡이 스타일은 달랐지만 열정적인 점과 완벽을 추구하는 점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언급했다. 애플에서 쿡은 세부적인 면까지 오래 살펴보는 꼼꼼함, 천연덕스러운 유머 감각, 그리고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가끔 격정적인 면을 보이는 잡스와 달리 시종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컴팩컴퓨터에서 유통물류부문을 총괄하다 1998년 애플로 이적한 쿡은 잡스가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동안 막후에서 애플의 부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컴팩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쿡은 당시 애플의 비효율적인 생산과 유통 체계를 완전히 변모시켰다. 잡스는 2004년 이후 세 차례 병가를 낼 때마다 뒷일을 쿡에게 맡겼다. 쿡은 스티브 잡스가 간 이식 수술을 위해 6개월간 병가를 떠난 지난 2004년 직무대행을 맡았고 그 기간에 애플의 주가는 70%나 상승했다.


잡스는 지난 2000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만큼 많이 아는 사람을 찾으려 9개월 동안 살핀 끝에 마침내 발견한 이가 바로 쿡"이라면서 "그가 입사한 뒤 우리는 개인용 컴퓨터 사업의 공급라인을 근본적으로 변혁시켰다"고 말했다. 쿡도 2008년 "애플에 합류한 덕분에 지난 12년간 진정 의미있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마이크 에이브럼스키 RBC 애널리스트는 "이제 애플이 보여줄 향후 변모의 핵심은 '아이콘 중심체제에서 팀 중심체제로의 이행'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애플이 가진 혁신의 힘은 회사 내의 수많은 작은 팀들로부터 나오며, 잡스가 보여 준 디자인과 운영 철학은 애플의 문화에 깊숙히 녹아든 상태"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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