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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육상톡톡]낯설지 않은 알다마의 두 차례 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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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3관왕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다는 소식에 국내 스포츠팬들이 깜짝 놀랐다. 안현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게 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적으로 소멸된다고 들었다. 제가 하고 싶은 운동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마음 편히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빙상경기연맹은 16일 "안현수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러시아 국가 대표로 출전하기 위한 시민권 획득을 러시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안현수는 내년 3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러시아 선수로 뛸 예정이다.


우리나라 선수가 외국 국적을 얻어 그 나라의 대표 선수로 뛰는 건 이제 희귀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양궁 선수가 일본 대표 선수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내년 런던 올림픽에도 나선다. 그러나 올림픽 3관왕의 귀화는 아직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힘든 듯하다. 자칫 한국의 올림픽 메달 하나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화 시대에 스포츠는 나라 사이의 장벽이 무너진 지 오래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0개 종목에서 10위 이내 입상, 이른바 '10-10'을 목표로 세울 정도로 한국 육상은 세계 수준에 뒤떨어져 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아시아 나라들의 성적을 보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대 아시아 나라들의 성적을 보면 중국과 일본은 거의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따며 종합 순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중국은 1993년 제4회 슈트트가르트 대회에서 '마군단(馬軍團)'을 앞세워 트랙에서는 1500m와 3000m, 1만m 등 여자 장거리를 휩쓸고 필드에서는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우승해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미국(금 13 은 7 동 5)에 이어 아시아 나라로는 역대 최고인 종합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아시아 양 강인 두 나라 외에 적지 않은 아시아 나라들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1993년 대회에서 타지키스탄 16위, 카자흐스탄 23위, 1995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시리아와 타지키스탄 20위, 사우디아라비아 38위, 1997년 아테네 대회에서 스리랑카 31위,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북한 18위, 시리아 34위, 2001년 에드먼튼 대회에서 카자흐스탄 36위, 2003년 파리 대회에서 카타르 14위, 인도와 카자흐스탄 40위,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카타르 17위,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바레인 14위, 카타르 28위, 카자흐스탄과 스리랑카 36위,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바레인 11위, 카타르 32위였다. 북한은 1999년 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정성옥이 역대 대회 유일한 메달인 금메달을 획득했다.

바레인과 카타르 등 서아시아의 소국에게도 뒤져 자존심이 상하지만 여기에는 귀화라는 변수가 있다. 바레인은 2009년 제12회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1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 케냐 출신으로 국적을 취득한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유스프 사드 카멜과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귀화한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마리암 유스프 자말의 활약에 힘입은 바가 컸다. 2007년 대회 남자 마라톤 은메달을 차지한 카타르의 무바라크 하산 샤미는 케냐 출신 귀화 선수다. 샤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리스트인 지영준과 레이스 중반까지 접전을 펼치다 막판에 밀리며 동메달에 그쳤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많은 귀화 선수들을 볼 수 있는데 두 차례나 국적을 바꾼 선수가 있어 화제다.


여자 세단뛰기에 출전하는 야밀레 알다마(영국)는 1972년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났다.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14m61(한국 최고 기록 13m92)을 뛰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쿠바 선수로는 이 대회 외에 같은 해 위니펙(캐나다)에서 열린 팬아메리칸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2003년까지 활동했다. 그 사이 2001년 TV 방송 PD인 앤드루 도즈와 결혼해 영국으로 이주했고 영국 국적을 얻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했다.


그러나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거주 기간이 모자랐다. 알다마가 영국 국적을 받기 위해서는 2004년 11월까지 기다려야 했다. 아테네 올림픽은 그해 8월에 열려 출전이 불가능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체코 등 등 유럽 국가에서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알다마는 새로운 '나라'로 아프리카의 수단을 골랐다. 알마다는 수단 국기를 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해 5위를 기록했다. 이후 그는 2004년 아프리카선수권대회(1위),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4위), 2006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3위), 2008년 아프리카선수권대회(2위) 등 6년 동안 15차례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알다마가 국적 취득을 신청한 지 10년이 돼서야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알다마는 올해 수단에서 영국으로 국적을 바꿨다. 이 사이에 알마다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알다마는 A기준 기록(14m30)을 통과해 대구 대회 출전권을 땄다.


결혼 그리고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 위해 두 차례나 국적을 바꾼 알다마의 경기는 오는 30일 볼 수 있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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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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