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유료 '중국판 위키피디아' 일군 판하이둥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유료 '중국판 위키피디아' 일군 판하이둥
AD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의 벤처투자업체 드레이퍼 피셔 저베트슨, 노던 라이트 벤처 캐피털, DCM이 '중국판 위키피디아' 후둥(互動)에 지금까지 3000만 달러(약 324억 원)를 쏟아 부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23일(현지시간) 후둥이 위키피디아의 단순한 아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후둥은 위키피디아의 기본을 따르되 중국 현지 문화에 순응한데다 위키피디아보다 훨씬 앞선 기술을 적용했다.


이런 후둥을 이끄는 인물이 판하이둥(潘海東·36) 최고경영자(CEO)다. 판이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에서 중국어 백과사전 웹사이트 후둥을 출범시킨 것은 2005년 6월이다.

후둥은 영어로 '인터랙티브'라는 뜻이다. 후둥이 위키피디아와 크게 다른 점은 위키피디아가 비영리 백과사전 웹사이트인 반면 후둥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이다. 다시 말해 후둥은 기업용 '맞춤형 광고'와 특화한 콘텐트에서 매출을 얻는다.


규모에서 후둥은 위키피디아에 훨씬 뒤쳐진다. 위키피디아는 281개 언어로 작성된 6900만 건의 기사·이미지를 갖춘데다 글쓴이만 280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이끄는 것은 후둥이다. 중국 시장의 95%를 장악한 후둥에서 일하는 인력은 210명. 후둥은 360만 필자로부터 500만 건이 넘는 자료를 축적했다.


판은 후둥을 사용자 친화적인 사이트로 일궈냈다. 화려한 그래픽과 아이콘을 많이 사용하고 소셜미디어 기능까지 갖췄다. 과학에 관한 지식을 공유하는 지식클럽,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사귀는 소셜 그룹, 지적재산권이 있는 이미지 교환 센터도 마련했다.


위키피디아와 달리 필자에 대한 보상책도 마련돼 있다. 후둥에 글을 많이 올리면 상품이 주어진다. 범주화한 지식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판은 후둥이 "과학적이고 진지한 콘텐트에 오락성까지 덧붙였다"고 자랑했다.


후둥의 또 다른 특성은 '바이커'(百科)라고 불리는 비즈니스용 콘텐트다. 업계 전문가들이 올리는 바이커는 주문이 가능하다.


쓰촨성(四川省) 다저우(達州) 태생인 판은 1995년 베이징과학기술대학(北京科技大學) 기계전자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칭화대학(淸華大學)에서 기계제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2002년 보스턴 대학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귀국했다.


달변인 판은 자신이 어떻게 드레이퍼 피셔 저베트슨의 창업자인 티머시 드레이퍼의 관심을 끌게 됐는지 자랑하곤 한다. 드레이퍼는 판이 '물건'이라고 판단했다. 판에게 반한 드레이퍼는 후둥의 종자금을 제공했다.


판은 2009년 9월 위키피디아 창설자인 지미 웨일스와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판은 후둥을 위키피디아보다 위대한 사이트로 키울 생각이다. 무엇보다 후둥에 모바일 플랫폼까지 갖출 계획이다. 그리고 해외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도 꾀하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