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공기업 소유 호텔 매각해 빚 갚기 위해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도시개발공사ㆍ인천관광공사는 지난해부터 송도 등에 보유한 호텔 4곳을 매각 중이지만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
인천관광공사의 경우 송도브릿지호텔ㆍ송도파크호텔을, 인천도개공은 하버파크호텔과 공사 중인 대덕호텔 등을 팔려고 내놓은 상태다. 모두 특2급 수준의 객실 200~400개 정도의 중간 규모 호텔들로 개별 매각 예상가는 400~5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통해 총 2000억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려 빚을 갚겠다는 계획이다. 이 호텔들은 지난 2009년 열린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앞두고 숙박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지어졌다. 하지만 자체 자금이 없어 공사채를 발행해 호텔을 짓는 바람에 현재 매달 70억 원 가량의 이자를 지불하는 등 시 전체의 재정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송영길 시장 취임 이후 구조조정 차원에서 호텔 매각에 나섰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아직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이러자 인천시는 최근 부동산담보부 수익 채권을 발행해 호텔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IMF 금융위기 당시 한국토지공사가 수도권 인근의 토지를 한데 묶어 부동산담보부 수액 채권을 발행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를 참고했다.
호텔을 통째로 파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은행을 통해 4개 호텔을 하나로 묶어 이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일반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채권 보유에 따른 수익률 보장은 인천도개공을 통해 인천시가 보증해 줄 계획이다. 이미 모 시중은행과 채권 발행을 협의했지만, 수수료 및 채권 수익률 보장 규모와 기간을 놓고 이견이 발생해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 은행 측은 6%의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과도한 규모라며 맞서고 있다.
인천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각 호텔들이 올해 들어 평균 객실 점유율 70%를 넘기는 등 수익이 급상승하고 있고,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건축해야 하는 대덕호텔(공정률30%) 공사도 급하지 않는 만큼 기다려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인천시 관계자는 "6%의 수익보장률 요구는 현재의 은행 금리 수준을 볼 때 호텔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고리대금업을 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올해 호텔 운영 수익이 총 2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등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우리가 유리해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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