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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컷 도달, 자문형랩도 '차화정 팔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브레이크 없이 떨어지면서 일부 자문사와 기관 투자자들도 주식을 던지고 있다. 이들이 손절매에 나서면서 지수의 하락폭은 더 커졌고 '화정(화학, 정유)'으로 대표되는 기관 선호주는 급락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증권사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19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지난 2008년 5월21일 이후 39개월만의 최대치다. 증권사들은 미국 부채한도 증 액 문제와 그리스 재정위기 등으로 시끄러웠던 지난달에도 7150억원 규모 순매도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전일 증권사들의 대량 매도로 투신, 보험, 연기금 등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의 총 매도 규모는 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계좌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자문형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도 일부 포함돼 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위탁한 랩 상품의 경우 투자자별 집계 시 대부분 '개인'으로 분류되지만 일부는 증권사 명의의 대표계좌로 묶여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화학과 정유 업종 대형주를 팔아치웠다. 기관은 전일 SK이노베이션(-530억원)을 가장 많이 팔았고 S-Oil(-200억원), 한화케미칼(-180억원)도 대규모 처분했다. 화학과 정유주는 올 상반기 자문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의 러브콜을 받으며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만큼 뜨거운 종목이었다. 실제 코스피가 올 들어 7월까지 3% 오르는 사이 화학과 정유주가 속한 화학업종은 28% 뛰었고 자동차주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은 22% 상승했다. 대외 변수에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흔들리자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채웠던 이들 종목을 덜어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

한 증권사 자문형랩 담당자는 "일부 자문사는 포트폴리오에서 차화정 비중이 75%를 넘어서는 곳도 있다"며 "쏠림 현상이 심할수록 대형주 중심의 폭락장에서는 딜레마가 커진다"고 말했다. 섣불리 던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지고 있자니 낙폭은 점점 커져 결국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손절매에 나섰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7월 말 기준 주요 자문사들의 '차화정' 비중은 직전 달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요 자문사들은 자동차와 화학의 비중을 6월에 비해 늘린 곳도 있다. 랩 상품에서 편입 비중이 높은 보유종목에는 여전히 호남석유, 기아차,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등 차화정 업종이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대형 자문사 대부분은 압축포트폴리오형을 지향하기 때문에 급락장에서는 폭탄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투자자문사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로스컷(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냈을 경우 해당 종목을 반드시 정리하도록 하는 것)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컷은 투자자나 자금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하락률이 10~20% 수준에 달하면 진행된다. 때문에 코스피가 급락하면 투매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솔 기자 pinetree19@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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