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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은' 경제… 물가 날고, 내수 울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다음달에 나올 7월 경제 지표가 걱정스럽다. 26일부터 사흘 동안 쏟아진 비로 수도권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된데다 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기상청은 주말 사이 잠시 멈췄던 폭우(시간당 20㎜ 이상)가 다음달 1일 다시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다.


◆밥상물가 '폭등'

28일 오후 1시 현재 농림수산식품부 재해상황실에 보고된 농업 피해 면적은 760헥타르(ha)에 이른다. 대부분 경기도의 논과 시설채소 재배지들이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비로 광명시 학온·소사동과 부천시 오정동, 광주시 초월읍, 남양주시 진접읍 등에서 모두 715헥타르(㏊)가 침수됐다고 밝혔다.


축산업의 피해도 커 경기도에서만 2개 농가에서 11마리의 소가, 5개 농가에서 1450마리의 돼지가 폐사했다. 16개 농가에선 27만2750마리의 닭이, 1개 농가에선 120마리의 개가 떼죽음을 당했다.

농축산업에 물폭탄이 떨어져 밥상 물가는 무섭게 뛰는 중이다. 28일 가락동 도매시장에서는 상품(上品) 배 15kg 1박스가 8만3331원에 거래됐다. 하루 전(5만1875원)보다 60.6% 급등한 값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316.3% 폭등한 시세다. 얼갈이배추와 쑥갓, 열무 등 푸성귀 시세도 적게는 19.6%에서 많게는 90.2%까지 올랐다.


◆건설·서비스업 '직격탄'


큰 비 속에 수도권 인근 공장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광주 101곳, 남양주 100곳, 부천 43곳 등 경기도 10개 시·군에서 377개 공장이 수해를 입었다. 긴 장마에 폭우가 겹쳐 가뜩이나 주춤한 건설·부동산 경기는 얼어붙을 지경이다. 공기(工期)가 곧 돈이지만, 건설현장의 시계는 거의 한 달째 멈춰있다. 가을철 이사를 계획한 실수요자들도 집 보러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늘길도 막혔다. 대한항공은 27일 원주∼제주, 김포∼울산 구간 등에서 국내선 5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전국에서 국내선 10편이 결항됐다.


씀씀이가 큰 강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유통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7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매출은 지난해 7월 넷째 주 수요일보다 9% 줄었다. 올해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신세계 백화점도 전국 지점 매출이 7.8% 줄었고, 특히 강남점의 하락폭(12.5%)이 컸다.


◆"7월 지표 나쁠 듯… 물가장관회의 현장서"


정부는 폭우에 따라 7월 경제 지표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전체 산업에서 농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번 물난리로 이 부문의 피해가 컸던데다 오랜 비로 건설과 서비스업도 위축됐다"며 "7월 에는 내수지표가 다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재정부는 다만 "일부 농산물의 시세가 뛰고 있지만, 이번 비가 중부지방에 집중된데다 일부 도로 유실 등에 그쳐 농축산물 가격이 급변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농산물 수급 불안을 사전에 막기 위해 다음 주 물가관계장관회의(8월 4일)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서 열고, 현장을 살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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